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솟대 강릉 “진또배기”

튼씩이 2015. 11. 30. 09:54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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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8(2015). 11. 26.



요즈음 솟대는 하나의 장식으로 세워 놓는 곳이 많지만 예전에 솟대는 마을 수호신의 상징으로 세워두었는데 흔히 마을 어귀에 높다랗게 세운 장대 끝에 나무로 깎은 새를 붙여 두었습니다. 솟대 위에 앉아 있는 새는 기러기나 오리 모양으로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 오리 모양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왜 솟대 위에 오리를 달아 두었을까요?

예전에는 오리가 닭보다 크고 무거운 알을 많이 낳기 때문에 풍요를 가져오는 새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하늘과 땅·물을 오가며 잠수까지 하는 생활 모습을 보고, 오리는 지하 세계와 지상 세계를 모두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실제로 대구 달성 지방에서는 오리를 신성하게 여겼는데 이 지방에서 오리의 이미지는 ‘홍수 때 구원의 새’, ‘인간과 신의 매개자’, ‘다산성과 풍년’, ‘천둥새로 물과 비의 지배’라는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김정애 “동제에서의 솟대연구”)

솟대는 만든 이의 솜씨에 따라 그 모양이 천차만별이겠지만 우리나라 솟대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 전하는 솟대는 강릉 강문 마을의 솟대입니다. 이 솟대를 이곳 사람들은 진또배기라고 부르는데 5m 정도 되는 긴 장대 위에 세 갈래로 갈라진 나뭇가지를 가로로 얹고, 각 갈래마다 뛰어난 조각의 나무오리를 앉혀 놓은 솟대입니다. 이곳 말고도 제천에는 능강솟대문화공간이 있어 다양한 모양의 솟대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옛 얼레빗 (2011-11-24)


2205. “유세차 상량을 하게 되어~” 상량고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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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차(維歲次) 단기 4344년 11월 24일 길시를 택하여, 여기 아무개 집에서 대주(남자 집주인) 아무개와 그 식구들이 모여 상량을 하게 되어 천지신명과 성주신께 상량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자리를 마련하였사옵니다. 한옥짓기에 조상의 기술을 이을 수 있도록 해주시옵고 이 과정을 통해 조상의 슬기와 지혜,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시옵고, 여기에 함께 모든 이에게 사고가 없기를 삼가 비옵나이다. 나름대로 정성껏 준비한 술과 음식을 올리니 삼가 흠향(歆饗)하여 주시옵소서.”

위 내용은 집을 새로 짓고 상량식을 할 때 읊는 축문(祝文)입니다. 기둥 위에 보를 얹고 지붕틀을 꾸민 다음 마룻대(상량)를 놓을 때 올리는 고사가 상량고사이지요. 한옥의 경우 마룻대를 올리면 외형은 마무리되고 이후부터는 벽을 치고 마루를 놓는 따위의 내부공사로 들어가게 되므로, 상량을 올리는 일은 큰 고비를 넘기는 중요행사입다. 따라서, 상량고사에는 지금까지의 노고를 자축하고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는 다짐의 뜻이 포함됩니다.

상량고사를 건축의례 가운데 가장 성대히 지내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제물로는 떡ㆍ과일ㆍ술 따위를 마련하나, 그 내용이나 양은 주인의 살림 형편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흔히 돼지는 머리만을, 쌀은 한 바가지쯤 떠놓으며, 무명·모시·광목 따위의 옷감을 바치기도 하지요. 그리고 마룻대에는 상량문(上樑文)이라 하여 집 지은 해ㆍ달ㆍ날ㆍ시ㆍ축원문 따위를 마룻대 받침도리 바닥에 써놓습니다. 또 좌우 양끝에는 ‘龍(용)’자와 ‘龜(구)’자를 서로 마주 대하도록 써둡니다. 용과 거북은 물의 신(水神)이므로 이렇게 적어두면 화재를 막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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