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오늘은 홑바지가 솜바지로 바뀌는 소설(小雪)

튼씩이 2015. 11. 23. 11:52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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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8(2015). 11. 23.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스물째 절기로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입니다. 눈이 내려 추위가 시작되는 때여서 겨울 채비를 합니다. 그러나 한겨울이 아니어서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도 하지요. 이때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추워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릅니다. 또 여러 가지 월동 준비를 하는데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며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하고, 겨우내 소가 먹을 볏짚을 모아두기도 하지요.

전하는 전설에 따르면 소설은 ‘손돌이 죽은 날’이라고 합니다. 고려시대에 임금이 배를 타고 통진과 강화 사이를 지나는데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심하게 흔들렸고 임금은 사공이 고의로 배를 흔들어 그런 것이라고 사공의 목을 베었습니다. 사공은 아무 죄도 없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그 사공의 이름이 손돌이었지요. 그래서 해마다 그날이면 큰바람이 불고 날씨가 찬 데, 이는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원혼 때문이라고 하여 강화에서는 이날 뱃길을 나가지 않습니다. 이때의 추위를 손돌추위, 그 바람을 손돌이바람이라고 합니다.

“방고래 구들질과 바람벽 맥질하기 / 창호도 발라놓고 쥐구멍도 막으리라 / 수숫대로 터울하고 외양간에 떼적 치고 / 깍짓동 묶어세우고 땔나무 쌓아 두소 / 우리 집 부녀들아 겨울 옷 지었느냐” 조선 헌종 때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가사 농가월령(農家月令歌)가 10월령 일부로 이즈음의 정경을 잘 그려주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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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박이말 시조 239 >

무지개 다가다



여름엔 많이보던 무지개도 다갔구나

이제는 가람에서 바랜몸을 미역감나

잘가라 일곱빛깔아 봄은오니 또보자

.

* 가람 : 강, 큰 내
* 일곱 빛깔 : 무지개

.

재일본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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