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오늘은 대설, 눈이 내리지 않으면 기설제를?

튼씩이 2015. 12. 12. 20:28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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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8(2015). 12. 7.



오늘은 24절기의 스물한째로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의 대설(大雪)입니다. 하지만, 24절기는 원래 재래 역법(曆法)의 발상지이며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반드시 이 때 꼭 눈이 많이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 풍년이 들고 푸근한 겨울을 된다는 믿음이 전해지지요.

“올해는 봄부터 겨울까지 비가 부족하였는데, 지금은 또 대설(大雪)이 이미 지났는데도 눈이 내리지 아니하여 샘의 물줄기가 통하지 못합니다. 신이 일찍이 농사꾼에게 듣건대 ‘눈이 오면 토질의 맥이 윤택하여지고, 또 눈이 보리를 덮은 뒤에라야 보리농사가 풍년들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옛적에는 눈이 오기를 빈[祈雪, 기설] 일이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거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송(宋)나라 때에도 눈을 빌었고, 또한 ‘납향(臘享, 동지로부터 세 번째의 미일(未日) 곧 양날) 안에 세 번 눈이 와야 한다.’는 말이 있으니, 지금 눈을 빌도록 함이 어떠하리까?”

위는 《중종실록》 7년(1512) 10월 30일 기록으로 봄부터 비가 부족하고 대설이 지났는데도 눈이 내리지 않는다며 눈이 내리기를 비는 “기설제(祈雪祭)”를 지내야 하는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설제(祈雪祭)”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지속된 농경의례의 하나입니다. 눈이 와야 할 시기에 눈이 오지 않는 것도 천재라고 믿어, 드물지마는 음력 11월과 12월에 기우제처럼 기설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지금이야 기우제나 기설제를 지낼 일은 없지만 농업이 근본이었던 옛날엔 비나 눈이 오지 않아도 제사를 지내야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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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박이말 시조 241 >

한눈(大雪)



이제는 한눈이니 더불어 얼어가고

가람도 고요하게 얼음밑을 흐르니

석달을 가는달일까 올달인지 헤어보네

.

* 한눈 : 큰눈
* 가람 : 강
* 석달 : 겨울 석달
* 올달 : 오는 달

오늘은 대설이다. 큰눈이 오고 얼음 밑으로 강물은 흐르고... 겨울 석달은 가는 달일까, 오는 달일까를 헤아려 보지만 어쩌면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른다. 그저 눈을 오고 계절은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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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 한국문인협회 회장 김리박

소장 김영조 ☎ (02) 733-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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