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구호미 나눠주고, 선물 주머니 만들고, 예전 불우이웃돕기

튼씩이 2016. 1. 1. 09:22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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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8(2015). 12. 31.



겨울철 시린 바람이 불면 이웃에 대한 사랑나눔 행사가 온 나라에서 펼쳐집니다. 세밑에 홀로 외롭게 보내는 이웃,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돌아보면서, 함께 따뜻한 연말연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려웠던 시절에도, 지금도 변함없지요.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연말연시를 맞아, 12월 이달의 기록 주제를 “사랑이 영그는 연말연시, 이웃과 함께 한 그 시절”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21일부터 누리집(www.archives.go.kr)을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공되는 기록물은 1950년대~1990년대 모두 32건(동영상 15건, 사진 17건)입니다.

세밑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불우이웃돕기 운동은 구세군 자선냄비로 1928년 12월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한 이래 연말의 도심에는 어김없이 등장하지요. 그런데 1959년 대한뉴스 206호를 보면 구세군에서는 서울시내 극빈자 1,050세대에게 쌀 50가마니, 미국에서 보낸 옥수수가루 300포대를 나누어주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영세민들에게 구호미(救護米), 옥수수가루 등을 전달하는 구세군의 모습에서 지금과는 사뭇 다른 광경을 볼 수 있지요.

또한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아 사랑의 위문품을 전달하고, 성금모금을 위한 행사들도 다양하게 펼쳐졌습니다. 불우한 여성을 돕기 위해 벌인 의상발표회, 유치원 어린이들이 또래의 고아들을 찾아 베푼 사랑의 잔치, 양로원을 찾아 따뜻한 겨울나기를 바라는 바람으로 펼친 연탄전달식, 사랑의 선물주머니 만들기 봉사활동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펼친 일들을 찾아볼 수 있지요. 그뿐만 아니라 가족과 고향을 떠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일선장병에 대한 위문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장병들에게 보낼 잡지, 담배 등을 넣은 위문대를 만드는 모습, 향토예비군을 위한 떡국 잔치를 벌이는 모습 등은 지금은 볼 수 없는 광경이지요. 을미년 한해도 오늘로 마지막입니다. 새해에도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얼레빗 독자 되시길 빕니다.

옛 얼레빗 (2011-12-29)


2225. 영조임금의 자성록으로 올 한해 얼레빗을 마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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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 39년(1763년) 12월 22일자에 <자성록(自醒錄)>이 보입니다. 자성록은 영조임금이 지은 것으로 “설밑에 <자성록>을 펴낸 것은 스스로 깨달으려는 것뿐만이 아니라, 뭇 신하들이 나를 깨우쳐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절대군주인 임금이 이렇게 설밑을 맞아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니 그 신하들은 어떠하겠습니까?

내일모레면 이제 신묘년 토끼해도 끝이 납니다. 여러분은 올 한해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하는 일마다 승승장구 운수대통하신 분들도 계시고 또 반대로 운이 닿지 않아 전전긍긍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누구에게나 태양은 골고루 비춘다고 합니다. 특히 운이 모자라 어려운 한 해였다면 새해에는 꼭 운수대통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행운이 넘친 분들은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해 주는 새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조임금의 ‘자성록’이야말로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오늘 우리가 되짚어봐야 할 거울 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부처의 속뜻과 예수의 바람은 모두 한 가지 / 세상을 사랑하고 이웃을 돌보라는 것이지 / / 뎅그렁 뎅그렁 / 산사의 종소리 백팔 번 울려 / 번뇌 망상 털어내고 / 너와 나 / 부자와 가난한 이 / 높은 자와 낮은 자의 분별을 털어낸 자리에 / 용트림하고 떠오를 / 새해 아침의 눈부신 태양이 기다려진다.” - ‘제야의 종’, 김교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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