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오늘은 이봉창 의사가 일왕을 향해 폭탄 던진 날

튼씩이 2016. 1. 8. 08:37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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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1. 8.



"나는 적성(赤誠, 참된 정성)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여 한인애국단의 일원이 되어 적국의 괴수(傀首, 우두머리)를 도륙하기로 맹세하나이다." 이는 이봉창 의사가 의거를 하러 떠나기 전 한 맹세입니다. 오늘은 이봉창 의사가 1932년 도쿄 요요기 연병장에서 거행되는 신년 관병식(觀兵式)을 마치고 돌아가던 히로히토를 겨냥하여 황거 앞 사쿠라다문(櫻田門)에서 수류탄을 던진 날이지요. 이날 거사는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선생의 장거는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가 신격화해 놓은 일본 왕의 행차에, 그것도 일본 왕이 사는 황거 앞에서 폭탄을 던져 타격을 가하려 했던 일은 한국 독립 운동의 강인성과 한국민의 지속적인 저항성을 세계에 과시한 것입니다. 또 이 일로 인해 일본 핵심 내각은 사퇴를 하였으며, 경시청장 부터 고위직은 다 옷을 벗었습니다. 또한 일왕 테러에 대한 소식으로 중국 내 항일운동이 불붙기 시작했지요.

이봉창 의사는 1932년 9월 30일 이른 9시 350명의 경찰이 겹겹이 둘러싼 가운데 일본 도쿄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10월 10일 이치가야(市谷) 형무소에서 순국의 길을 걸었구요. 이렇게 조국의 독립을 위해 바친 이봉창 의사의 주검은 1946년 서울 효창공원으로 돌아와 윤봉길, 백정기와 함께 안장되어 있지요. 오는 10일 국가보훈처는 “83돌 이봉창 의사 추모식”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의사 무덤 앞에서 엽니다. 나라를 위해 살신성인한 이봉창 의사, 의사는 오늘도 한국인의 가슴을 향해 나라 사랑의 불꽃을 던지고 있습니다.

옛 얼레빗 (2012-01-11)


2233. 도공의 익살, 백자철화끈무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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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백자에서 병(甁)은 기본적으로 술병입니다. 그 술병 가운데 제사를 지내려는 제주병(祭酒甁)은 순백자를 사용했지만 잔치용 술병에는 갖가지 무늬를 그려 넣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래야 술맛이 났던 모양입니다. 술병에 그리는 그림으로는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과 십장생, 매화와 난초가 많지요. 그림 대신 목숨 ‘수(壽)’, 복 ‘복(福)’, 술 ‘주(酒)’ 자처럼 글자 한 자만 쓴 것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기발하게도 병목에 질끈 동여맨 끈을 무늬로 그려 넣은 보물 제1060호 “백자철화끈무늬병[白瓷鐵畵繩文甁]”이 있지요. 이는 옛날 술병을 사용할 때 병목에 끈을 동여매 걸어놓곤 했던 것을 무늬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병을 빚은 도공은 술을 마시다 남으면 술병을 허리춤에 차고 가라는 뜻으로 그림을 그려넣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야말로 도공의 기막힌 재치와 해학 그리고 익살과 여유가 살아있는 명작입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영남대 교수 시절, 시험문제로 한국미를 대표하는 도자기 한 점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인문대생은 달항아리를, 미대생은 백자철화끈무늬병을 많이 골랐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백자철화끈무늬병은 보물 제1437호 “달항아리”와 함께 조선 백자를 대표하는 것입니다. 이 병은 안목 높은 수장가였던 고 서재식 전 한국플라스틱 회장이 돌아가시기 전에 소장품 중 이 한 점만은 개인의 것이 될 수 없다며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고 하지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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