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야시대 특별한 의식에 쓰였을 <토기새장식항아리>

튼씩이 2016. 1. 7. 17:14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다른 얼레빗 모두 보기

단기 4349(2016). 1. 7.



전체 높이 42.2cm, 입지름 9.2cm. 밑지름 14.6cm의 <토기새장식항아리>는 4세기 가야문화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유물입니다. 삼국시대 토기항아리는 온통 둥근 것이 많은데 이 작품은 보기 드물게 원통 모양에 높이가 높고 뚜껑을 덮은 그릇 모양으로 특이한 형태입니다. 토기 표면은 3세기 김해지방 토기에서 많이 보이는 두드림무늬로 장식되었으며, 몸체의 세 곳에 흙띠를 두르고 톱니무늬를 새겼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톱니무늬 꼭대기에는 각각 오리 한 마리 씩 뚜껑을 향해 앉아있지요. 그리고 뚜껑 위에는 아래 3마리 오리를 거느리는 듯한 또 한 마리의 오리가 앉아 있습니다. 이 같은 모양새는 아직 발견된 사례가 없을 만큼 독특한데 아마도 특별한 의식에 쓰였던 그릇이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 <토기새장식항아리>에 대해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사실적인 오리 형태를 따르고 있으나 조각도의 자국으로 근육의 힘이 보이는 우수한 조형이어서 오리 자체만으로도 조형의 우수성을 이야기 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이평신이란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나름대로 가야와 관련된 유물은 다 보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유물을 본 순간 나의 교만함을 깨닫게 되었다. 특이한 오리 형태의 조각을 갖춘 뚜껑이 있는 항아리였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토기새장식항아리>는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 소장된 “호림 명품 30선”에 들어 있는 문화재입니다.

옛 얼레빗 (2012-01-04)


2229. 검소한 음식도 과분하다고 횟수와 양을 줄인 한계희

.


성종 때 세도가 한명회의 6촌형이며 조선 전기 문신인 한계희(韓繼禧)는 그 누구보다도 청렴한 선비였습니다. 대대로 덕을 쌓았고 얼마든지 부유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나라에서 받는 봉록을 친척 가운데 부모 없는 사람이나 홀어미가 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근근이 살았지요. 또 집안이 가난하여 아침저녁을 나물에다 검소한 음식으로 지냈는데 그도 과분하다 하여 양과 횟수를 줄였습니다.

어느 날 한명회의 집에서 문중 모임을 할 때 한계희의 가난함에 이야기가 미치자 모두 공론 끝에 동대문 밖 고암(鼓岩) 밑에 있는 논 열섬지기를 주기로 했지요. 이에 한계희가 사양하자 한명회와 이를 주선한 사람들이 소리를 모아 호소하며 자리를 뜨지 않음에 어쩔 수 없이 논을 받았습니다. 대신 한계희는 그 논에서 거둔 곡식을 절대 집 담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고암 둘레에 사는 어려운 집, 가장이 병든 집에 골고루 나눠주었지요. 이를 기리는 뜻에서 고암이란 이름은 편안할 안 자로 바꿔 안암(安岩)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조선 전기 문신 김정국(金正國)이 말한 청빈관을 들어보면 “없을 수 없는 것은 오직 책 한 시렁, 거문고 한 벌, 벗 한 사람, 신 한 켤레, 잠을 청할 베개 하나, 환기할 창 하나, 햇볕 쬐일 마루 하나, 차 다릴 화로 하나, 늙은 몸 부축할 지팡이 하나, 봄 경치를 찾아다닐 만한 나귀 한 마리면 족하다.” 고 했습니다. 요즘 끝없는 욕심에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많지만 조선시대 선비들의 청빈함을 따라 소박하게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고대해 봅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koya.egreennews.com
사울시 종로구 새문안5가길 3-1. 영진빌딩 703호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