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음식 가운데는 ‘전’과 ‘빈대떡’, ‘부침개’, ‘전유어’, ‘지짐’이라는 비슷비슷한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먼저 ‘부침개’는 번철(燔鐵, 전을 부치거나 고기 따위를 볶을 때 쓰는, 솥뚜껑처럼 생긴 무쇠 그릇)에 기름을 바르고, 부쳐서 익힌 음식들을 함께 일컫는 포괄적인 이름입니다. 이 ‘부침개’는 크게 ‘빈대떡’과 ‘전’으로 나눕니다.
이 가운데 ‘빈대떡’은 녹두로 만든 음식으로 ≪음식디미방≫과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빈쟈법’, ‘빙쟈’가 나오는데 그것이 빈대떡입니다. 평안도에서는 ‘지짐이’, 황해도에서는 ‘막부치’, 전라도에서는 ‘부꾸미’, ‘허드레떡’, 서울에서는 ‘반자떡’이라고 합니다. 빈대떡에는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조선 시대에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부족하면 가난한 백성들이 숭례문 밖으로 수없이 몰려들었는데 그때 부잣집에서는 이들을 위해 빈대떡을 만들어 소달구지에 싣고 와서는 “○○ 집의 적선이오!” 하면서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빈자(貧者)떡, 곧 가난한 이들을 위한 떡이라고 불렀다고 하지요. 그러고 보면 빈대떡은 나눔의 음식이었습니다.
빈대떡에 견주어 ‘전’은 살코기, 생선, 조개, 채소, 간, 호박 따위를 얇게 저며서 밀가루와 달걀을 풀어 묻히고, 기름에 지져 익히는 요리로 전유어(煎油魚), 저냐라고도 합니다.
추운 겨울 김장김치를 듬뿍 썰어 넣고 맛깔나게 부쳐 아랫목에서 동치미랑 먹어도 좋고 한여름에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어 부쳐 원두막에 둘러앉아 이웃과 함께 먹어도 좋은 음식이 부침개입니다.
'지난 게시판 > 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월 18일 - 새해 모임은 풍류회처럼 준비해보시지요 (0) | 2018.01.18 |
---|---|
1월 17일 - 올 한 해는 세 끼 먹기가 부끄럽지 않았으면 합니다 (0) | 2018.01.17 |
1월 15일 - 모시적삼처럼 시원하고 살맛 나는 소통의 한 해를 꿈꿉니다 (0) | 2018.01.15 |
1월 14일 - 사립문 기대어 자식 그리는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0) | 2018.01.14 |
1월 13일 - 이 한 해도 살짝 올라간 버선코처럼 무한히 뻗어 오르겠지요 (0) | 2018.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