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하루 세 끼 먹는 것이 보통입니다. 의사들도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 세 끼를 거르지 말고 먹길 권하고 있지요. 그러면 조선 시대 사람들은 하루 몇 끼를 먹었을까요?
조선 시대에는 보통 두 끼를 먹었습니다. 점심은 건너뛸 때가 있었고 또 계절에 따라 달랐는데 19세기 중반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대개 2월부터 8월까지 일곱 달 동안은 세 끼를 먹고, 9월부터 이듬해 정월까지 다섯 달 동안은 하루에 두 끼를 먹었다고 합니다. 곧 해가 긴 여름 그리고 농사철에는 활동량이 많았으므로 세 끼를, 해가 짧은 겨울 농한기에는 두 끼를 먹었다는 것이지요.
일제강점기인 1927년에 나온 《동광》 제9호를 보면 이기영의 《실진(失眞)》이란 단편 소설이 있는데 거기에는 하루 두 끼 채우기도 어려운 상황이 나옵니다.
“참으로, 인제는 막다른 골목에 다닥치고 말엇다. 만일 아프로 더 나갈 수가 잇다하면 그것은 오직 시커먼 《죽엄》의 구렁텅이 뿐이겟다. 누에 번데기가티 늙은 어머니를 굼겨 죽이고 봄싹 가튼 어린 누의를 남과 가티 가르치지는 못할망정 하루에 두 끼 밥을 못 먹여서 가물음 풀가티 시들리는 생각을 하면 ―그들이 지금 아귀에게 물려서 긔한(飢寒)을 부르짓는다 생각할 때― 그는 별안간 두눈이 뒤집히엇다.”
일제에 빌붙어 호의호식하던 몇몇을 빼고는 끼니 이어가기도 힘들던 때가 일제강점기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영양과잉 시대에 사는 지금은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먹어 탈이 나는 시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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