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세상에는 추운 겨울을 나기 어려운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설밑이 되면 그들은 더욱 힘들어집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일입니다.
새해를 맞이하기 전 섣달그믐날 아이들의 세시풍속 가운데 ‘담치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집이 돌아다니며 풍물을 치면(애기풍장) 어른들은 쌀이나 잡곡을 내주었지요. 이를 자루에 모아 밤중에 노인들만 계신 집, 환자가 있거나 쌀이 없어 떡도 못하는 집들을 찾아다니며, 담 너머로 던져주곤 합니다. 누가 던져 넣었는지 아무도 몰랐고, 알고도 모른 체했지요. 이웃의 고통을 나눠 가지려는, 그러면서 드러내지 않고 숨어서 하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일 것입니다.
옛 아이들의 이런 세시풍속을 오늘에 되살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연말이면 나타나는 구세군 냄비에 작은 고사리손들도 천 원짜리 한 장이라도 넣으려 합니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 아이는 벌써 이웃과 더불어 있는 것이고 부모의 아름다운 마음을 물려받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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