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닿게 올려라 높이 올려라
엄니 가신 그곳까지 높이 올려라
북풍 찬설 배꼽 나와 춥다 하며
솜누비 해주시던 울 엄니
연줄 따라 출렁이는 저승길
높은 곳 엄니 계신 곳까지
연을 날려라
높이 날려라
최수련, ‘연을 날려라’
연을 날려보셨나요? 한국의 연, 특히 방패연은 그 형태와 구조면에서 다른 나라의 연과 달리 바람과의 관계가 매우 과학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방패연은 다른 나라의 연에는 없는 독특한 방구멍이 있지요. 이 방구멍은 맞바람의 저항을 줄이고, 뒷면의 진공상태를 메워주기 때문에 연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한 바람을 받아도 잘 빠지게 되어 있어 웬만한 강풍에서도 연이 잘 상하지 않습니다.
중국, 일본에서는 연을 높이 띄우거나 그림, 모양 등에 관심을 두는 것과는 달리 한국의 경우, 연을 날리는 사람의 조종에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가기,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기, 급하게 올라가기나 내려가기, 앞으로 나아감과 뒤로 빠짐이 가능합니다. 한국 연은 연 날리는 사람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기동력을 갖는 특성 때문에 연싸움(연줄 끊기)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겨레는 액막이연을 날리는 풍속이 있습니다. 액막이연의 경우, 연에 厄(액) 또는 送厄(송액), 送厄迎福(송액영복)이라 쓴 뒤 자기의 생년월일이나 이름을 적습니다. 그런 다음 연줄을 끊어 하늘로 날려 보내거나 불에 태워버리면 나쁜 액을 쫓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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