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2월 19일 - 대동강물이 풀리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우수

튼씩이 2018. 2. 19. 17:00

24절기의 둘째는 우수(雨水)로, 봄으로 들어서는 입춘(立春)과 겨울 잠자던 개구리가 놀라서 깬다는 경칩(驚蟄) 사이에 있는 절기입니다. 우수(雨水)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로 이때가 되면 추운 겨울이 가고 대지에는 봄기운 돌기 시작합니다.




옛사람들은 우수 때를 삼후(三候)로 나누어 초후에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놓고, 중후에는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말후에는 풀과 나무에 싹이 튼다고 했습니다.



이는 곧 우수 무렵이 되면 그동안 얼어 물고기 사냥이 쉽지 않던 수달이 얼음 녹은 물속에서 물 위로 올라오는 물고기를 잡아 먹이를 마련한다는 뜻이며 원래 추운 지방이 고향인 기러기는 봄기운을 피하여 다시 추운 북쪽으로 날아간다는 뜻이지요.



흔히 양력 3월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예부터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고 할 만큼 이맘때는 날씨가 많이 풀리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때로, 새싹이 파릇파릇 나기 시작하지요. 마치 갓난아기가 귀여운 이가 나듯 말입니다.



봄에 잎과 꽃이 필 무렵 겨울 대감추위는 선뜻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여 아직도 꽤 쌀쌀하게 추운 바람을 불어냅니다. “꽃샘, 잎샘 추위에 반늙은이(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계절에 나누는 전래의 인사에도 “꽃샘 잎샘에 집안이 두루 안녕하십니까?”라는 것도 있지요.



이 꽃샘추위를 꽃 피는 것을 샘하여 아양을 피운다는 뜻을 담은 한자로 화투연(花妬姸)이라 합니다. 그러나 꽃을 시샘하는 추위도 서서히 한풀 꺾이고 대지엔 바야흐로 봄기운이 서서히 오르는 때가 우수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