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술을 제조방법에 따라 나눠보면 속성주, 감주, 가향주, 약용약주, 혼성주, 혼양주, 이양주 따위가 있습니다. 전통 사회에서는 제사용 술과 농사용 술을 늘 갖춰두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집안에 큰일이 있어 갑자기 많은 손님을 대접해야 할 때는 많은 양의 술을 한꺼번에 빨리 빚어 마련하기도 합니다. 이때 빚는 술을 속성주라 하지요. 감주(甘酒)는 술에 약한 사람들이 빚어 마시는 도수가 낮고 단맛이 나는 술입니다. 이 감주는 알코올이 없는 식혜와는 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가향주(佳香酒, 加香酒)는 꽃이나 과일, 열매 등 자연재료가 내는 향기를 보탠 술이며, 약용약주는 인삼, 당귀, 구기자 등 여러 가지 약재를 넣어 빚는 술입니다. 또 혼성주(混成酒)는 여러 종류의 증류주나 알코올에 과일, 약초, 향초의 추출물이나 향료, 색소 등을 보태 빚은 술로 서양에서는 리큐어(Liqeur)라고 불리지요.
그밖에 혼양주와 이양주는 독특한 술입니다. 먼저 혼양주(混養酒)는 일반 곡주의 빚는 방법으로 소주를 만들어 두었다가 발효 중인 술에 첨가하여 발효, 숙성시킨 술로 발효주인 청주와 증류주인 소주가 섞인 상태의 술을 말합니다. 이 혼양주의 대표적인 술은 과하주(過夏酒)인데 “여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는 술”이란 뜻으로 봄에 빚어 마심으로써 여름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술이라 하지요. 또 이양주(異釀酒)는 술을 빚는 방법이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재료나 기법으로 빚은 술로 누운 소나무로 빚은 와송주(臥松酒), 소나무의 꽃가루를 이용한 술 신선벽도춘(神仙碧桃春), 솔뿌리를 넣고 빚은 송하주(松下酒), 대나무로 만든 죽통에 빚은 죽통주(竹筒酒) 따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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