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조국과 일본이 모두 외면했던 망국의 황녀 덕혜옹주의 가슴 아픈 삶을 그린 소설이 나와 화제를 뿌렸지요. 책에서는 덕혜옹주의 어머니 복녕당 양귀인이 덕혜옹주에게 떨잠을 줬는데 덕혜옹주는 일본 유학 중에도 어머니와 조국이 그리울 때마다 떨잠을 꺼내보며 마음을 달랬다고 합니다.
떨잠은 큰머리, 어여머리의 앞 중심과 양 옆에 꽂은 머리꾸미개인데 ‘떨철반자’라고도 합니다. 원형, 각형, 나비형의 옥판에 칠보, 진주, 보석 따위로 꾸미고, 은실로 가늘게 용수철을 만들어 끝에 은으로 만든 꽃, 새 모양의 떨새를 붙입니다. 떨잠은 옥판 위의 떨새가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며, 이때 떨새의 모양은 무척 아름답게 보이지요.
조선 시대 궁중 왕비들이나 후궁 같은 왕실의 지체 높은 여인들이 어여머리에 떨잠을 달았으며 왕비는 최고의 권력을 상징하는 나비떨잠을 거꾸로 달지 않고 제대로 달았고, 후궁 같은 이는 나비떨잠을 거꾸로 꽂았습니다. 《순종실록부록》 17권, 19년(1926) 4월 8일에는 왕세자 부부와 덕혜옹주가 순종의 환후가 심하다는 것을 전달받고 돌아온다는 기록이 보이나 나라를 침탈당한 왕실의 옹주인지라 떨잠은커녕 서양 신식 옷을 입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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