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피라미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리의 거석문화 고인돌

튼씩이 2016. 1. 29. 22:06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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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1. 27.



고인돌은 박물관이 아니라 자연 현장에서 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청동기 시대 유적입니다. 이 고인돌은 전 세계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남북한을 통틀어 세계 고인돌의 40퍼센트 이상에 해당하는 4만이 넘는 고인돌이 발견되어 실로 ‘고인돌 왕국’이라는 불릴 만합니다. 그런데 최근 안성, 창원, 춘천, 제천, 포항 등 그동안 밀집되어 발견된 화순, 고창, 강화가 아닌 여러 곳에서 또 다른 고인돌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고인돌은 보통 땅위나 지하의 무덤방 위에 거대한 덮개돌을 얹어 만드는데 덮개돌의 형태에 따라 크게 ‘탁자식’과 ‘바둑판식’, ‘개석식’, ‘위석식’으로 나눕니다. 탁자식 고인돌은 잘 다듬은 판석 3~4매를 땅 위에 고임돌로 세워 돌방을 만들고 주검을 놓은 뒤 그 위에 덮개돌을 얹은 모습이고, 바둑판식 고인돌은 땅 아래에 판석을 세우거나 깬돌을 쌓아 무덤방을 만들어 주검을 묻고 땅 위에 고임돌을 낮게 놓은 상태에서 덮개돌을 얹은 모습입니다. 고임돌 없이 덮개돌만 얹은 것이 개석식 고인돌이며, 위석식 고인돌은 무덤방이 땅위에 드러나 있고 여러 매의 판석이 덮개돌의 가장자리를 따라 돌려 세워진 형태로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만 보입니다.

고인돌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워낙 흔한 것은 물론 단순한 바위덩이와 구분하기도 힘들어서 무심히 지나치곤 했습니다. 또 농부들이 논밭을 갈다가 들어내고 부수어 버리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다 2000년 12월 고창ㆍ화순ㆍ강화 고인돌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오르면서 귀중한 존재로 떠올랐지요. 세계에서 가장 큰 덮개돌, 고인돌의 상석은 전남 회순의 '핑매바위'라 이름 붙은 고인돌이라고 합니다. 덮개돌 하나의 폭이 7m, 높이가 4m에 이르는데 무게는 자그마치 280톤이나 된다고 하지요. 이집트 피라미드와 영국 스톤헨지, 이스터 섬의 모아이 등 거석문화로 손꼽히는 유적들과 함께 우리의 고인돌 또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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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야기 334 >

일본 최고의 온천지역 군마현 이카호온천



맹추위가 계속 될 때는 뭐니 뭐니 해도 온천만한 것이 없다. 특히 온천 천국인 일본의 겨울은 온천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계절이다. 도쿄 주변의 온천으로 유명한 곳은 하코네를 꼽을 수 있지만 군마현(群馬)의 이카호온천(伊香保溫泉)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온천지역이다. 도쿄에서 1시간여면 갈 수 있는 군마현에는 27개 시정촌(市町村)에 자그마치 455개의 온천이 있으며 숙박시설을 겸한 온천만도 105개소에 이른다.

이카호온천은 군마현의 중앙부에 솟아있는 하루나 산 북동쪽 기슭, 표고 720~820 미터의 고지대에 계단 모양으로 발달한 온천이다. 주로 황산염천, 탄산광천으로 알려져 있으며 목욕 타올이 빨갛게 물들 정도다.

노천온천(로텐부로) 머리 위에서는 흰 눈이 펄펄 내리지만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춥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는다. 뭐라 할까? 정신은 맑고 몸은 따뜻한 느낌이랄까? 온천을 하고 나와 군마의 명물을 먹어보는 것도 온천욕의 재미 가운데 하나다. 대부분 온천 주변은 먹거리가 풍부하지만 이카호온천 지역은 먹거리도 타 지역 못지않게 많은 편이다.

일본 여행 사이트인 라쿠텐트래블(樂天トラベル)에서 2015년 2월 14일부터 2월 18일까지 군마의 온천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한 설문에서 뽑힌 명물 먹거리를 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위 미즈사와 우동 270표, 2위 버섯 튀김, 128표 3위 야끼만쥬(호도과자 비슷한 과자) 113표, 4위 곤약 된장꼬치 94표, 5위 소스 돈까스 덮밥 순이다. 특히 미즈사와 우동의 역사는 무려 400년이나 되는 것으로 온천을 한 뒤 미즈사와 우동맛을 보는 것도 일품이다.

이카호온천은 물도 좋고 먹거리도 많을뿐더러 주변에 볼거리도 널려있는데 특히 400 년이나 되는 이카호 신사 근처의 360개 돌계단 거리는 이 지역의 명물이다. 돌계단에는 명치시대 때 이곳에 들른 시인 요사노아키코(謝野晶子, 1878 - 1942)의 시가 돌계단에 새겨져 있는 등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발자취도 엿볼 수 있다.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도쿄에 살던 시절 찾았던 이카호온천의 겨울 풍경은 지금도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한국인에게 하코네는 널리 알려졌지만 군마의 이카호온천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본 온천의 진수를 이곳에서 맛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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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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