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합천 화양리소나무”

튼씩이 2016. 1. 29. 22:11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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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1. 29.



“우리 마을을 지켜 주는 나무예요. 한국전쟁 때 전쟁터에 나가게 된 사람들은 나무 앞에 술 한 잔 바치고 절을 올리면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했지요. 그 험한 전쟁에서 다친 사람 하나 없이 성하게 돌아온 것도 모두 나무 덕이지요.”

위 내용은 서울신문 2012년 10월 24일 기사 한 대목입니다. 경남 합천군 묘산면 화양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289호 “합천 화양리소나무”를 두고 한 말입니다. 산첩첩 물겹겹 길 없을까 하면 나타나는 해발 500m 정도 깊은 산속 두메 마을에 있는 소나무지요. 나이가 5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이 소나무는 키 17.7m, 둘레 6.15m의 크기로 가지는 3m쯤 높이에서 갈라져 다시 아래로 처지 듯 발달하였는데 그 모습이 매우 독특하고 아름답습니다. 나무껍질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고 가지가 용처럼 생겼다 하여 “구룡목(龜龍木)”이라고도 부르지요.

연안 김 씨의 후손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광해군 5년(1613)에 연흥부원군 김제남이 영창대군을 왕으로 추대하려 한다는 모함을 받고 역적으로 몰려 3족이 멸하게 되자 김제남의 6촌인 김규가 도망 와서 이 나무 밑에 초가를 짓고 살았다고 합니다. 이 소나무는 신(神)끼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신비스러운 위엄을 지녔는데 마을을 지켜주는 나무로 여기고 오랫동안 믿어 왔으며, 민속ㆍ역사ㆍ생물학 자료로 가치가 크기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옛 얼레빗 (2012-01-25)


2239. 비빕밥에 없어서는 안되는 재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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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절 음식은 차례음식이므로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쓰지 않습니다. 전이나 나물따위가 평소보다 많으므로 명절 끝에는 이러한 음식을 한데 넣어 고추장으로 비벼 먹으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이 고추장을 “메줏가루에 질게 지은 밥이나 떡가루, 또는 되게 쑨 죽을 버무리고 고춧가루와 소금을 섞어서 만든 장”이라고 설명해 놓았습니다. 고추장에 관한 이른 기록은 1611년(광해군 3) 허균이 쓴 ≪도문대작(屠門大嚼)≫에 나오는 초시(매운 메주)란 말을 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고추장에 대한 문헌으로는 조선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선(洪萬選:1643∼1715)이 쓴 ≪산림경제(山林經濟)≫가 있습니다. 이 책에는 “만초장법(장 담그는 법)”이 나오고, 1766년 유중림(柳重臨)이 쓴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는 "콩으로 만든 말장(末醬, 메주)가루 한 말에 고춧가루 세 홉, 찹쌀가루 한 되를 취하여 좋은 청장(진하지 않은 간장)으로 담가 햇볕에 숙성시킨다."라고 쓰여 있어 오늘날과 비슷한 고추장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표(李杓)가 쓴 조리서 ≪수문사설≫ 중 식치방(食治方) ‘순창 고초장 조법’에서는 전복, 큰새우, 홍합, 생강 같은 것들을 넣어 담근 기록이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유명한 순창고추장 담그는 비법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고추장 담금법과 같은 방법은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閨閤叢書)≫에 나옵니다. 여기에는 고추장 메주를 따로 만들어 담그는 방법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방법을 잘 소개하고 있지요. 고추장, 된장, 간장을 손쉽게 사먹는 요즈음 꿀, 육포, 대추를 섞고 소금 대신 청장으로 간을 맞추어 담그던 화려한 방법은 문헌으로만 전해지는 듯하여 아쉽습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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