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춤추듯 멈추고 멈춘 듯 춤추는 우리 겨레의 춤

튼씩이 2016. 1. 29. 22:08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다른 얼레빗 모두 보기

단기 4349(2016). 1. 28.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삼성동 한국문화의집(코우스)에서는 화성 재인청 도대방을 지낸 이동안 선생의 수제자로 알려진 이승희 선생 공연이 있었습니다. 이때 이 공연을 본 관객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지요. 그것은 이승희 선생의 춤이 그동안 우리가 봐오던 춤들과는 다른 모습이었기에 그랬던 것입니다. 춤추듯 멈추고 멈춘 듯 춤추는 그날의 춤은 기교와 교태를 싹 뺀 그야말로 담백한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경상대학교 민속무용학과 김미숙 교수는 우리 춤사위가 “정중동(靜中動)”과 “동중정(動中靜)”이 내포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정재(呈才) 곧 궁중무용은 궁중무용대로 멈춘 듯 움직이며 흐르고 있는 유장미를 내재하고 있고, 민속춤은 민속춤대로 즉흥성을 띠고 정중동과 동중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살풀이춤이나 승무는 물론 영남의 덧배기춤, 탈춤, 풀물굿의 채상모놀음에서도 그것을 분명히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불교가 성했던 고려에서 청자가 발달했던 것과는 달리 성리학이 최고의 가치였던 조선에서는 담백한 모습을 담아낸 백자가 유행했듯이 우리 겨레의 춤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예술적 가치는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쉽게 보여주지 않지만 보일 듯 말 듯한 숨 막히는 아름다움은 바로 우리 겨레의 미학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교태와 기교를 담은 춤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이 우리 춤을 올바로 보려는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이제 우리 문화에도 우리 것을 올곧게 담아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옛 얼레빗 (2012-01-31)


2243. 용이 궁궐 용마루에 올라간 까닭은?

.


우리는 가끔 궁궐이나 절과 같은 전통건축의 용마루 양쪽 끝머리에 올라있는 상징물을 봅니다. 이를 마루 끝을 장식하는 기와라는 뜻으로 망새라고 부르며, 치미라고도 합니다.“치미”라는 말은 용을 잡아 먹고산다는 전설의 새 꼬리 모습이라고도 하며, 올빼미 꼬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지요. 또 치미는 물에서 사는 어룡(魚龍)으로 지붕에 올려놓으면 불을 예방한다고도 하고, 용의 9마리 자식 가운데 멀리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이문으로 이를 지붕에 얹어 놓으면 불을 막는다는 믿음도 있었습니다.

그밖에 이 망새는 건물의 권위를 나타내기도 하며, 상서로움을 나타내거나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도 하지요. 이렇게 그 유래가 다양한 망새는 청동ㆍ기와ㆍ돌 같은 것으로 만들어졌는데 백제를 통해서 이를 받아들였던 일본의 전통건축물에도 자주 보입니다.

불을 막으려 했다는 이 망새는 궁궐인 근정전에 올려진 잡상, 경복궁 앞의 해태와 창덕궁 인정전 앞의 드므와 그 만든 목적이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불타서 복원하고 있는 숭례문 편액이나 문 앞에 용지라는 연못을 만든 것은 모두 화마를 막으려 했던 것이지요. 위엄을 자랑하는 옛 건축물에 불이 나면 그야말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던 까닭에 옛사람들은 이러한 화재를 막기 위한 예방책을 썼던 것입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koya.egreennews.com
사울시 종로구 새문안5가길 3-1. 영진빌딩 703호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