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궁궐이나 절과 같은 전통건축의 용마루 양쪽 끝머리에 올라있는 상징물을 봅니다. 이를 마루 끝을 장식하는 기와라는 뜻으로 망새라고 부르며, 치미라고도 합니다.“치미”라는 말은 용을 잡아 먹고산다는 전설의 새 꼬리 모습이라고도 하며, 올빼미 꼬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지요. 또 치미는 물에서 사는 어룡(魚龍)으로 지붕에 올려놓으면 불을 예방한다고도 하고, 용의 9마리 자식 가운데 멀리 바라보기를 좋아하는 이문으로 이를 지붕에 얹어 놓으면 불을 막는다는 믿음도 있었습니다.
그밖에 이 망새는 건물의 권위를 나타내기도 하며, 상서로움을 나타내거나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도 하지요. 이렇게 그 유래가 다양한 망새는 청동ㆍ기와ㆍ돌 같은 것으로 만들어졌는데 백제를 통해서 이를 받아들였던 일본의 전통건축물에도 자주 보입니다.
불을 막으려 했다는 이 망새는 궁궐인 근정전에 올려진 잡상, 경복궁 앞의 해태와 창덕궁 인정전 앞의 드므와 그 만든 목적이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불타서 복원하고 있는 숭례문 편액이나 문 앞에 용지라는 연못을 만든 것은 모두 화마를 막으려 했던 것이지요. 위엄을 자랑하는 옛 건축물에 불이 나면 그야말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던 까닭에 옛사람들은 이러한 화재를 막기 위한 예방책을 썼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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