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5월 6일 - 오늘은 입하, 여름이 성큼 다가옵니다

튼씩이 2018. 5. 6. 13:23

입하(立夏)는 여름에 든다는 뜻으로, 24절기 가운데 일곱째 절기입니다. 푸름이 온통 산과 강을 뒤덮어 여름이 다가옴을 알리는 절기지요. 이맘때는 곡우에 마련한 못자리도 자리를 잡아 농사일이 좀 더 바빠집니다. 서울 송파지역에서는 세시풍습의 하나로, 쑥무리를 시절음식으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밭작물 가운데 보리와 밀은 곡우에 씨를 뿌려 망종 뒤에 거두고, 그 외의 밭곡식과 목화 따위는 입하에 씨를 뿌려 추석 무렵에 거둬들이지요.




이익(李瀷, 1681~1763)의 <성호사설> 5권을 보면 명나라 <오잡조>를 인용하여 “소한 이후 입하 이전은 한 절기에 세 차례씩 화신풍이 부는데, 매화, 산다, 수선, 서향, 난화, 산반, 영춘, 앵도, 망춘, 채화, 행화, 이화, 도화, 체당, 장미, 해당, 목란, 동화, 맥화, 유화, 목단, 도미, 연화의 24가지 꽃이 핀다”고 했습니다. 절기상 입하는 바야흐로 꽃의 계절임을 알리기도 하는 것이지요.



또 이때쯤이면 햇차가 나올 때입니다. 흔히 마시는 녹차는 곡우 전에 딴 우전차를 최상품으로 치지만 한국의 다성(茶聖) 초의선사는 “우리 차는 곡우 전후보다는 입하 전후가 가장 좋다”고 했습니다. 곧 전통차에서는 완숙하면서 깊은 여름차가 더 잘 맞는다는 말입니다. 입하는 활짝 핀 꽃을 즐기고 완숙한 차를 마시며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하는 절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