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에는 모내기가 한창인데 이때 오랜 가뭄이 들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냈습니다. 《세종실록》 7년(1425)에는 “이제 밀, 보리가 결실할 때인데, 비가 내리지 아니하므로 매우 민망하게 여긴다. 지난 계묘년에도 역시 이같이 가물었는데, 5월 초3일에 현릉에 참배하고 돌아오는 길에 밀, 보리가 말라 상했을까 염려하여 사람을 시켜 돌아보게 했더니 상하지는 않았는데, 금년에는 어떠한가? 이날 이전에 비가 내려서 파종만 하게 되면, 내 근심이 좀 풀어지겠다”라는 기록이 보입니다. 임금도 걱정하던 모내기철의 정경이 눈에 그려집니다.
또한 망종 풍습은 지역마다 다른데 전남에서는 ‘보리그스름(보리그을음)’이라 하여 풋보리를 베어다 그을음을 해서 먹으면 이듬해 보리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믿음이 있으며 보리를 밤이슬에 맞혔다가 다음 날 먹으면 허리 아픈 데 약이 되고, 그해에 병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제주도에서는 망종 풋보리 이삭을 뜯어 와서 손으로 비빈 다음, 솥에 볶아 맷돌에 갈아 채로 쳐 그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는 풍습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여름에 보리밥을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는 민간신앙도 전해 내려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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