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6월 24일 - 궁중혼례 이야기 둘, 임금과 왕비가 되어보는 궁중혼례

튼씩이 2018. 6. 28. 11:03


 
의궤(儀軌)는 조선 시대 왕실 행사의 이모저모를 기록과 함께 그림으로 정리한 책입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화려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왕실의 결혼식, 특히 임금과 왕세자의 혼례의식을 기록한 가례도감의궤(嘉禮都監儀軌)지요. 이 중 가장 극적인 결혼식 장면을 담은 것이 1759년 66살의 영조가 15살밖에 안 된 어린 신부 정순왕후를 맞이한 과정을 기록한 영조정순후가례도감의궤(英祖貞純后嘉禮都監儀軌)입니다.

 

가례에 나오는 여섯 가지나 되는 절차는 먼저 간택된 예비왕비가 거처하는 별궁에 청혼하러 사자를 보내는 납채(納采), 혼인이 이루어진 징표로 별궁으로 예물을 보내는 의식인 납징(納徵), 길일을 택하는 고기(告期)가 있습니다. 또 왕비를 책봉하는 의식인 책비(冊妃), 임금이 별궁으로 직접 나가 왕비를 맞이하는 친영(親迎), 친영날 밤에 임금이 대궐로 맞아들인 왕비와 서로 절한 뒤 술을 주고받는 동뢰(同牢)가 있지요.

 

요즘 대부분의 신랑, 신부는 서양에서 들어온 예식으로 혼인을 치릅니다. 하지만 쫓기듯 별 의미 없이 치러지는 예식보다는 전통혼례 의식을 찾는 예비부부도 늘고 있습니다. 전통혼례, 민중혼례, 궁중혼례가 그것입니다. 전통혼례는 예부터 우리 겨레가 치러왔던 혼례이고, 민중혼례는 이 전통혼례가 어렵다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받아들이도록 바꾼 것입니다. 또 궁중혼례는 조선 시대 ‘가례도감의궤’에 나오는 절차 가운데 친영례와 동뢰연을 재현해보는 것이지요. 궁중혼례식을 통해 하루만이라도 임금과 왕비가 되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요즈음엔 계절과 관계없이 궁중혼례 의식을 치르는 곳이 늘고 있어 서양식 혼례에 식상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