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7월 25일 - 이 술을 마시며 여름을 잘 견디려 합니다

튼씩이 2018. 7. 25. 11:18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김천 명물 과하주(過夏酒)는 여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마셔서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다는 술입니다. 과하주는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산림경제(山林經濟)》,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 나올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발효주는 도수가 낮은 까닭으로 여름철 변질하기 쉽기에 과하주는 발효주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식 소주를 섞어 일종의 혼양주로 마시게 하는 것이지요. 어쩌면 이 과하주가 폭탄주의 원조가 아닌지 모릅니다.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김천시 남산 꼭대기 부근에 오래된 우물 과하천(過夏泉)이 있는데 이 우물은 경북 무형문화재 22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이곳을 지나던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이 우물물을 맛보고 중국 금릉의 과하천 물맛과 같다고 칭찬한 뒤 과하천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전해지지요. 이 물로 과하주를 빚습니다.

 

1921년 잡지 《개벽》18호에 권덕규 씨의 <경주행>이란 수필문이 있는데 “過夏酒(과하주) 조키로 有名(유명)한 金泉(김천)을 거쳐 한 停車場(정차장) 두 정거장 세이다가 大邱(대구)에 나리기는 해가 기울어서라”는 글에 김천의 과하주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더운 여름 땀 흘리고 난 어스름 저녁 느티나무 아래서 이웃과 함께 과하주 한 잔이면 무더위쯤 날려버릴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