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한울 구만리엔 은하수가 흘은다오
구비치는 강가에는 남녀 두 별 있엇다오
사랑에 타는 두 별 밤과 낯을 몰으것다
한울이 성이 나서 별하나를 쪼치시다
물건너 한편바다 떠러저 사는 두 별
秋夜長 밤이 길다 견듸기 어려워라
칠석날 하로만을 청드러 만나보니
원수의 닭의 소리 지새는 날 재촉하네
리별이 어려워라 진정으로 난감하다
해마다 눈물흘러 흔하수만 보태네
1934년 11월, 《삼천리》에 실린 월탄 박종화의 시 ‘견우직녀’입니다.
칠석 전날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타고 갈 수레를 씻는 세거우(洗車雨)라고 하고, 칠석 당일에 내리면 만나서 기뻐 흘린 눈물의 비라고 하며, 다음 날 새벽에 내리면 헤어짐의 슬픔 때문에 쇄루우(灑淚雨)가 내린다고 합니다. 또 칠석에는 까마귀와 까치가 오작교를 만들려고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에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또 이날은 유난히 부슬비가 많이 내립니다.
칠월칠석 아낙들은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놓거나 우물을 퍼내어 깨끗이 한 다음 시루떡을 놓고 식구들이 병 없이 오래 살고 집안이 평안하게 해달라고 칠성신에게 빌었습니다. 또 처녀들은 견우성과 직녀성을 바라보며 바느질을 잘하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이것을 걸교(乞巧)라 했지요. 장독대 위에다 정화수를 떠놓은 다음 그 위에 고운 재를 평평하게 담은 쟁반을 놓고 이튿날 재 위에 무엇인가 지나간 흔적이 있으면 바느질 솜씨가 좋아진다고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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