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8월 13일- 말복, 여름의 끝자락입니다

튼씩이 2018. 8. 13. 18:06

말복(末伏)은 무더위의 막바지를 뜻합니다. 우리 겨레는 예부터 개고기를 많이 먹었는데 그 까닭이 무엇일까요? <동국세시기>는 <사기>를 인용해 “진덕공 2년에 처음으로 삼복제사를 지냈는데,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해충으로 농작물이 입는 피해를 방지했다고 하였다”는 내용을 전합니다.


 

또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요리책인 <규곤시의방>에는 개장, 개장국 누르미, 개장찜, 누런 개 삶는 법, 개장 고는 법과 같은 우리나라 고유의 개고기 요리법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으며, 17세기 중엽에 나온 요리책 <음식디미방>에도 그 요리법이 나와 있습니다. 이에 견주면 이들 문헌에 돼지고기 조리법은 野猪肉(야저육), 곧 멧돼지고기 삶는 법이 두 줄, 가저육(家猪育), 곧 집돼지고기 요리법이 세 줄로 간단하게 기록되었을 뿐입니다. 이로 미루어 당시에는 돼지고기보다 개고기를 더 즐겨 먹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상차림에 구증(狗蒸)이 올랐다는 것을 보면, 개고기는 임금님 수라상에도 올라가는 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으며, <농가월령가>에는 며느리가 친정에 갈 때 개를 삶아 건져 가는 풍습이 나옵니다. 조선시대엔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지요.

 

그만큼 개고기는 우리 겨레의 오랜 먹을거리였습니다. 다만, 개고기를 먹으면 무조건 몸이 좋아진다는 맹신은 삼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