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날입니다. 그 가을의 첫날을 시로 열어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을 사랑하겠습니다
윤동주의 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가운데 일부입니다. 윤동주는 일제강점기 일본경찰에 붙들려 옥중에서 죽었습니다. 그런 그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사랑하겠다는 것 말고도 또 약속을 합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다고,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가겠다고 말이지요. 또 그는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가을을 맞으며 우리도 윤동주 시인처럼 그런 마음을 지니면 어떨까요? 일제 강점기 많은 예술가가 친일에 앞장섰지만 윤동주만은 한글로 시를 짓다가 생체실험주사를 맞고 죽었습니다. 대동아공영 전쟁에 앞장서라고 외치던 시인들에 반해서 그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원했고, 남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윤동주는 그렇게 뭔가 다른 시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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