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9월 7일 - 정구지와 소풀, 쉐우리와 염지를 아시나요

튼씩이 2018. 9. 7. 08:29

막걸리 한 잔과 정구지 부침개 한 장 어떠십니까? 입에서 군침이 돌지요? 여름엔 애호박전, 초가을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엔 정구지전, 흰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엔 김장김치를 숭숭 썰어 넣은 김치전이 좋습니다. 정구지는 경상도 사람들이 부추를 일컫는 말입니다. 표준어는 부추지만 전북과 충남 지역에서는 부초와 부추, 경북 북부와 강원도, 충북에서는 분추와 분초, 경남 서부 지역과 전남 동부 지역은 소풀, 전라도 대부분은 솔, 충남에서는 졸, 제주도에서는 쉐우리, 함경도에서는 염지라고 합니다.


 

경상도 사투리만 몇 개 예를 들어보면, 할아버지는 [할부지, 할배], 할머니는, [할무이, 할마시, 할매], 아버지는 [아부지], 어머니는 [어무이, 어매], 형은 [히야, 시야], 누나는 [누부], 아주머니는 [아지매, 아주무이], 너하고 나하고 [니캉내캉], 어린애는 [얼라, 알라], 계집애는 [지지바], 사내는 [머스마, 머시마], 문둥이는 [문디], 거지는 [걸배이, 거러지], 뚱보는 [뚱띠], 주둥이는 [주디]…. 참 재미납니다.

 

한 가지 사물을 놓고도 지역마다 다른 말로 나타내는 게 사투리의 맛입니다. 재미난 일이지요. 표준어가 우리말을 죽인다고 합니다. 지방마다 독특하게 쓰던 말들이 사라지고 천편일률적으로 ‘하나’로 통일하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지방마다 다른 말들은 우리의 말글살이를 풍부하게 하므로 장려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