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어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글을 최고의 글자라고 말합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미국의 언어학자 제임스 매콜리(별명 막걸리) 교수는 한글날만 되면 언어학자로서 최고의 글자를 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친구, 친지, 제자들을 불러 잔치를 하곤 했다지요. 그러면 왜 한글이 이렇게 최고의 글자로 대접받는 것일까요?
먼저 한글의 특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글이 과학적이며 철학이 담긴 글자라는 것입니다. 한글 닿소리(자음)는 소리를 낼 때 발음기관의 생긴 모양을 본떴기 때문에 과학적이라 하는 것이며, 홀소리(모음)는 하늘(·)과 땅(ㅡ)과 사람(ㅣ)이 담겨 있기에 철학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또 한글은 배우기 쉬운 글자입니다. 한글은 가장 발달한 낱소리(음소) 글자이면서 음절 글자의 특징도 아울러 가지고 있지요. 한글은 글자 하나하나가 낱소리(하나의 소리)를 표기하는데, 홀소리와 닿소리 음을 합치면 하나의 글자가 되고, 여기에 받침을 더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글자가 질서 정연하고 체계적인 파생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게다가 한글은 필기체, 인쇄체의 구분이 없고, 대·소문자의 나눔이 없어서 아주 배우기가 쉽지요. 훈민정음 해례본에 있는 정인지의 꼬리글에는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칠 것이요, 어리석은 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고 쓰여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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