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이나 중국이나 영어를 배우기에 정신들이 없습니다. 어쩌면 다들 그렇게 외국어가 절박한지요. 그래서 영어를 배우려고 조기 유학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면 조선 시대는 지금 같이 외국과 쉽게 소통할 수 없을 때인데 어떻게 외국어를 배웠을까요? 조선 시대에는 역관이라는 일종의 외교관이 있어서 외국과 교역하고 소통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어 전문 교육기관인 사역원(司譯院)에서는 4대 외국어인 중국어, 몽골어, 만주어, 일본어를 가르쳤고 외국어 학습교재도 만들었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외국어였던 중국어 교재는 <노걸대(老乞大)>와 <박통사(朴通事)>가 있고, 일본어는 <첩해신어(捷解新語)>, 몽골어는 <첩해몽어(捷解蒙語)>, <몽어노걸대(蒙語老乞大)>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노걸대’의 ‘노’는 우리말의 ‘씨’, 영어로 하면 ‘미스터’쯤 되는 말이고, ‘걸대’는 몽골인이 중국인을 가리킬 때 쓰는 말로 고려 상인 세 명이 말과 인삼, 모시를 팔고자 중국에 다녀오는 과정을 담은 중국어 학습책입니다. 그런가 하면 ‘박통사’는 ‘박씨 성을 쓰는 역관’이란 뜻이지요. 첩해신어는 새로운 말인 ‘일본어를 빨리 해독하는 책’이란 뜻이 있는데 일본에 포로로 잡혀갔다 10년 만에 돌아온 강우성이 지은 책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영어천국이 되어갑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못 하면 뒤떨어진다고 생각하고, 길거리 간판도 온통 영어투성이입니다. 2008년에는 오렌지를 ‘어륀지’라고 발음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영어과외도 받지 않았을 반기문 씨는 지난 2006년 10월 14일 유엔 총회에서 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공식 임명되었고 재임도 되었지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외국어 배우는 일에 목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요. 조선 시대에도 외국어를 배워 통역을 하던 전문가가 있었듯이 요즘에도 그런 전문가가 따로 있으면 될 일이 아닐까요?
'지난 게시판 > 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월 16일 - 쑥 캐는 불쟁이네 딸, 쑥부쟁이 (0) | 2018.10.17 |
---|---|
10월 15일 - 한시 한 수 읊어볼까요 (0) | 2018.10.15 |
10월 13일 - 위대한 글자 한글 다섯, 반대세력을 이겨낸 훈민정음 (0) | 2018.10.13 |
10월 12일 - 위대한 글자 한글 넷, 훈민정음에서 한글로 (0) | 2018.10.12 |
10월 11일 - 위대한 글자 한글 셋, 훈민정음은 세종의 작품 (0) | 2018.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