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의 ‘초중도’ 중 수박과 들쥐
우리나라 돈 가운데 가장 액수가 큰 것은 5만 원권입니다. 2009년 6월 23일 처음 발행했는데 도안 인물로 신사임당이 들어가, 역대 화폐 가운데 여성이 도안으로 들어간 최초의 사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신사임당이 5만 원권에 들어가는 것을 놓고 말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여성단체에서는 현모양처라 불리기 때문인지 가부장제에 맞는 인물이라며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신사임당은 조선 중기 여류 서화가로 시문(詩文)과 그림에 뛰어나 여러 한시(漢詩)와 그림이 전해집니다. 화풍(畵風)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더하여 한국 최고의 여류화가라는 평을 듣지요. 호는 사임당(師任堂, 思任堂, 師妊堂)·시임당(媤妊堂)·임사재(任師齋)이며, 율곡 이이(李珥)의 어머니입니다.
그런데 신사임당은 알려진 것처럼 일반적인 현모양처라기보다는 오히려 당당한 여성이라고 전해집니다. 보통 아는 것과는 달리, 조선 중기까지는 여성이 벼슬길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남편에 복종하는 그런 풍토가 아니라 당당한 모습이었습니다. 당시의 결혼풍속은 이른바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으로 여자 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고, 신랑은 자신의 본가와 처가를 오가는 신세였지요. 따라서 조선 중기 이전 부인들은 시집살이는커녕 딸도 제사를 지내고, 재산도 똑같이 상속받는 당당한 인격체였습니다. 특히 신사임당은 남편에게 자신이 죽더라도 재혼은 하지 말라고 요구하기까지 한 여성이었습니다. 또 사임당의 철학, 생활방식은 아들 율곡과 딸 매창이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여유를 주었는데, 신사임당은 오히려 21세기에 맞는 여성상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신사임당이 태어난 날입니다. 이 시대에 걸맞은 여성상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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