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순보
옛날엔 방물장수들이 마을에 오면 인기가 좋았지요. 온갖 세상이야기를 전해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세상 소식에 목말라 하던 이들을 위해 드디어 조선 최초로 신문이 발행되었습니다. 바로 1883년 10월 31일 처음 발행된 열흘에 한 번 나오는 《한성순보(漢城旬報)》가 그것인데 이는 최초의 근대신문이며, 관보였습니다. 고종은 통리아문 내에 박문국을 설치하여 신문을 발행하게 했으며, 박문국 초대 총재에 외아문 독판인 민영목, 신문 발간의 실무 책임자는 김인식이었지요.
신문의 성격은 "외국 신문을 많이 번역하여 게재하고 국내 사건도 실으며, 좋고 나쁜 것을 가려 뽑아서 싣도록 하였고, 신문으로서 바름을 견지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외국 기사로는 중국 《중외신보》와 일본 《동경일일신보》 같은 신문들에서 뽑아 번역하여 게재했는데, 당시의 강대국과 약소국 간에 벌어지는 전쟁이나 군사장비, 개화문물, 민주주의 등을 소개했습니다. 국내 기사로는 개인적인 일, 관(官)에서 하는 일, 한성시에서 하는 일 등을 주로 올렸지요. 《한성순보》는 각 관청에 배포하여 관리들이 읽도록 했으며, 관청과 개인 모두 구독할 수 있었습니다.
기록을 보면 17~18세기 청계천 근처에 모여 살던 선비들이 세상 돌아가는 실정을 알고자 일종의 주간지와 같은 소식지를 만들어 돌려보았다고 합니다. 지금 지하철역 들머리에서 나눠주는 생활신문이나 무가지들이 조선 시대에도 있었음직 하지요. 그렇다면, 당시 춘화를 팔고 샀다는 이야기로 미루어 보아 선비들이 만들었다던 소식지에도 지금처럼 야한 내용이 실려 있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당시 청계천에 나돌았던 소식지를 최초의 신문으로 보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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