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같은 조선 시대 궁궐은 모두 소나무로만 지었는데, 이는 소나무가 나뭇결이 곱고 나이테 사이의 폭이 좁으며 강도가 높고 잘 뒤틀리지 않는 까닭입니다. 또 벌레가 먹지 않으며, 송진이 있어 습기에도 잘 견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무의 속고갱이 부분이 누런빛을 띠는 소나무는 궁궐이나 당시에 가장 중요한 수송수단이던 배를 만들 때, 관을 짤 때 썼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속이 누런 소나무를 황장목(黃腸木)이라 불렀으며 황장금표 같은 표식을 세워 보호하고 육성하는 데 힘썼지요.
소나무는 나라에서 철저히 관리하여, 정조 때는 송목금벌(松木禁伐)이라 해서 소나무 베기 자체를 금지하기도 했지요. 30년 동안 산림청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무'를 조사했는데 여기서 줄곧 으뜸을 차지할 만큼 소나무는 우리 겨레가 좋아하는 나무입니다.
서울 중구는 11월 1일에 관내 소나무에 막걸리 주기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경북 청도 운문사의 처진소나무는 해마다 삼월 삼짇날에 막걸리 먹기로 유명해졌는데 이제 서울 한복판에서도 소나무에 막걸리를 주는 행사를 하는 것입니다. 온 나라가 사쿠라(벚나무) 가로수로 몸살을 앓을 때 서울 중구청은 가로수와 공원에 소나무를 4,300그루 심었습니다. 그 소나무에 겨울을 잘 나라고 막걸리를 주는 것이지요. 여기엔 유통기간이 지난 막걸리 266상자 3,990병을 쓴다지요. 막걸리에는 단백질과 무기양료, 활성효모가 많이 들어 있어 뿌리에 흡수되면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어 소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답니다. 겨레의 상징 소나무가 비틀거리지 않고 잘 자라나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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