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게시판/하루하루가 잔치로세(김영조)

11월 25일 - 이인직의 죽음, 마냥 애도할 수가 없습니다

튼씩이 2018. 11. 25. 12:42

신소설(新小說)이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잇달아 출현한 소설작품을 말합니다. 이 말은 일본에서 쓰이던 것인데, 1906년 <대한매일신보>의 광고에서 처음 보였고 이듬해 <혈의 누>가 단행본으로 나오면서 ‘新小說 血의 淚’라고 밝힘에 따라 이후 보편적인 명칭으로 굳었습니다. 이인직을 비롯한 개화파 지식인들은 이전의 고대소설과는 달리 새로운 형태로 소설을 썼는데 신소설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그들의 작품을 이르지요. 이인직의 <혈의 누>, 이해조의 <자유종>, 최찬식의 <추월색>은 대표적인 작가와 신소설들입니다.


 

특히 이 가운데 이인직(李人稙, 1862.7.27.~1916.11.25.)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추도식에서 추도문을 낭독한 사람입니다. 이듬해 이완용의 밀명을 받고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일본 통감부 외사국장인 고마츠 미도리(小松錄)를 만나 한일병합을 교섭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인직은 이완용에게 결과를 보고했고 그해 8월 29일 총리대신 이완용과 조선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 사이에 한일병합을 끌어낸 민족반역자입니다.

 

그 뒤에도 조선과 일본의 병합을 정당화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일제의 통치를 덕치(德治)로 비유하고, 일본천황의 통치로 조선은 태평성세를 누리며 모든 백성이 이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칭송했습니다. 1915년 다이쇼(大正) 일본왕 즉위식에 헌송문(獻頌文)을 바치고 1916년 11월 쇼와 황태자 즉위식 때도 헌송문을 지어 조선총독부에 바칠 만큼 극렬한 친일파였지요. 그의 <혈의 누>는 ‘피눈물’의 일본식 표기이며 그의 예술은 그래서 다시 보아야 한다는 여론이 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