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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 - 《지봉유설》, 겨레 문화의 자부심입니다

튼씩이 2018. 11. 26. 14:09

11월 26일은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 《지봉유설》을 쓴 지봉 이수광 선생이 돌아가신 날입니다. 이수광(李睟光, 1563~1628)은 조선 중기의 명신이며, 실학의 선구자로 임진왜란 때 함경도 지방에서 큰 공을 세웠습니다. 주청사로 연경에 다녀오며,《천주실의(天主實義)》를 들여와 한국 최초로 서학을 도입했습니다. 이조판서를 거쳤고, 영의정으로 추증됐지요. 주요 저서로는 《지봉유설》,《지봉집》,《채신잡록》같은 책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작 《지봉유설》의 폭넓은 지식을 보면 권2의 <외국조>에 섬라(暹羅, 태국), 진랍국(眞臘國, 캄보디아), 방갈자(榜葛刺, 방글라데시), 안남(安南,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나라들은 물론 불랑기국(佛狼機國, 포르투갈), 남번국(南番國, 네덜란드), 영결리국(永結利國, 영국) 같은 유럽 나라들의 정보까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름들은 당시 중국이 한자로 표기하던 것을 들여온 것이지요.

 

이 《지봉유설》은 당대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종합한 문화백과사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우리 겨레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근거로 문헌상의 출처를 명확히 밝혔다는 점도 칭찬할 대목이지요. 이수광은 학자들에게도 말솜씨에 치중하지 말고, 실천적 요소를 찾으라고 주문했습니다. 무분별하게 세계화만 외쳐대는 요즈음 ‘내 것을 알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라’는 이수광 같은 학자가 그리운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