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 사이에선 하지 말아야 하는 일, 금기(禁忌)가 있었습니다. 금기란 마음에 꺼려서 하지 않거나 피하는 것을 말하지요. 특히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옛날에 이 금기는 삶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옷과 관련한 금기 하나를 살펴보겠습니다.
밤에는 빨래를 널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까닭은 우선 빨래를 넌 모양이 죽은 사람을 부르는 초혼(招魂)과 닮았다고 여겨서입니다. 또 악귀가 밤에 돌아다니다가 옷에 붙어서 옷의 주인을 괴롭힌다고 생각했으며, 남편이 바람을 피울 거라는 믿음도 있었지요. 이 밖에도 "덜 마른 옷을 입으면 억울한 소리를 듣는다" "옷을 입은 채 꿰매거나 단추를 달면 옷복이 없어진다" "아랫도리를 고쳐서 윗도리를 만들면 등창이 난다" 따위의 말이 전해집니다.
또 다듬이에도 금기도 있었지요. "해가 진 뒤에는 다듬이질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밤에 잠을 자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뜻이며, "다듬잇돌을 베고 자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말은 다듬잇돌의 냉기가 올라오면 풍이 올 수도 있음을 경고한 뜻입니다. 옛사람들의 금기에는 이렇게 슬기로움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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