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부처가 들어오면 조선의 부처가 되지 못하고 부처의 조선이 된다. 우리나라에 공자가 들어오면 조선의 공자가 되지 못하고 공자의 조선이 된다.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오면 조선의 예수가 되지 못하고 예수를 위한 조선이 되니 어쩐 일이냐? 이것도 정신이라면 정신인데 이건 노예정신이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 사학자, 언론인인 신채호(申采浩, 1880.12.8.~1936.2.21.) 선생이 한 말입니다. 단재 선생은 ‘역사라는 것은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다’라는 명제를 내걸어 민족사관을 수립해 한국 근대사학의 기초를 확립했지요. 독립기념관 김상웅 전 관장은 “단재 선생님, 이제야 당신을 알게 되어 죄송합니다. 당신의 노력으로 제가 이리 행복한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붓을 칼처럼 휘두른 꼿꼿한 선비라는 애칭을 듣는 단재 선생은 1928년 일경에 체포되어 옥살이를 했는데 선생의 건강이 매우 악화되자 당국은 그의 친척 가운데 친일파 한 사람을 보호자로 삼아 내보내려 했지요. 그러나 선생은 죽음 앞에서도 “친일파에게 내 몸을 맡길 수 없다”며 옥문을 나서지 않았습니다. 결국, 선생은 1936년 2월 19일 차디찬 감옥에서 죽음을 맞았습니다. 단재 선생이 세상에 첫 울음을 울며 태어난 12월 8일, 우리는 선생의 나라사랑 의지를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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