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245. 봉화 산골에 있는 “3겹까치구멍집”

튼씩이 2016. 3. 16. 19:54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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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3. 16.



경북 봉화군 상운면 설매리에는 중요민속문화재 제247호 “봉화설매리3겹까치구멍집"이 있습니다. 까치구멍집이란 지붕 용마루의 양쪽 합각(지붕 위의 양옆에 ‘ㅅ’ 자 모양을 이루고 있는 곳)에 둥근 구멍이 있는 집을 이릅니다. 공기를 통하게 하려고 낸 둥근 구멍이 까치둥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요. 상운면 설매리는 깊은 산속에 숨겨져 있는 산골마을로 예전에는 까치구멍집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약 170여 년 전에 지은 것으로 추측되는 이 건물은 정면3칸 측면3칸 규모인데 입구의 봉당(마루를 깔지 않은 흙바닥으로 된 방)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외양간을 오른쪽에는 부엌을 두었는데 외양간 위에는 다락을 두고 마루에서 드나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뒤쪽에는 마루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사랑방과 아랫방을 오른쪽에는 안방을 두었으며 안방과 부엌사이에는 작은 바라지창(햇빛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바람벽에 내는 자그마한 창)을 달았지요.

반자(방이나 마루의, 종이나 나무로 반반하게 만든 천장)와 지붕틀 사이의 지붕에 까치구멍을 내어 채광과 환기용으로 썼으며 1970년대에 슬레이트 지붕으로 개량된 것을 문화재 지정이후 다시 초가로 복원하였습니다. 3칸 겹집이라는 점과 사라져가는 까치구멍집의 좋은 표본이 되는 점, 산간지역 서민생활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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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야기 341 >

어린 아들 찾아 30년 헤맨 어머니와 동대사 백제스님 ‘양변’



일본 나라의 역사 깊은 큰 절 동대사(東大寺, 도다이지)를 세운 스님은 백제스님 양변(良弁, 로벤)이다. 양변스님을 흔히 ‘매가 키운 스님’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는데 이에 대한 스님의 재미난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오우미국(近江國) 백제씨(百濟氏) 출신인 스님이 어렸을 때 일이다. 양변스님 어머니는 뽕 밭일을 하기 위해 어린 아들을 데리고 밭으로 나갔다. 아들을 뽕밭 한켠에 두고 뽕잎을 열심히 따고 있는데 어디선가 커다란 매 한 마리가 머리 위를 빙빙 돌더니 어린 아들을 물고 가는 것이 아닌가!

놀란 나머지 하늘 높이 날아가는 매를 넋 놓고 쫓아갔지만 허사였다. 어린 아들을 물고 간 매는 동대사 이월당 삼나무에 걸어놓고 가버렸다. 한편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 사람은 당시 승려의 최고 직책을 맡고 있던 았던 백제계의 의연(義淵)승정이었다. 그때부터 양변스님은 의연승정의 제자가 되어 수행을 쌓은 뒤 동대사 건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마침내 초대 주지 직에 오른다. 이러한 이야기는 일본 최초의 불교통사인 《원형석서》를 비롯한 《곤쟈쿠이야기》 등에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한편, 어린 아들을 뽕 밭에서 잃은 양변스님 어머니는 아들을 찾기 위해 그로부터 정처 없이 떠돌이 길에 오른다. 양변스님 어머니는 아들을 찾기 위해 무려 30년을 하루같이 전국을 뒤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동대사 근처에 와서 마을사람으로부터 동대사 주지스님이 매가 물어온 아이라는 말을 듣고 찾아가 꿈에도 그리 모자상봉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일본의 유명한 인형극인 죠루리(淨瑠f璃)의 단골 주제인 죠루리기다유(淨瑠璃義太夫) 2절에 ‘이월당 양변스님의 유래’라는 이름으로 오늘날도 자주 무대에 오를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이월당(二月堂)이란 동대사 안에 있는 작은 가람으로 마당가에는 당시 양변스님을 매가 물어다 걸쳐놓은 삼나무가 있다.

비록 천여 년 전 일본 이야기이긴 하지만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 30년을 찾아 헤맨 어머니의 모성이 짠하게 느껴진다. 자식을 잃은 어미의 심정은 시공을 초월한 일이건만 요즈음 한국에서는 일부 부모들이 자식을 너무도 쉽게 포기하고 심지어는 자식을 살해하는 일도 비일비재하여 씁쓸한 마음이 든다.

*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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