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2월은 중춘(仲春), 중춘(中春), 묘월(卯月), 협종(夾鐘), 여월(如月), 여월(麗月), 화조(花朝), 화조(華朝), 혜풍(惠風), 도월(桃月), 화월(花月), 걸춘(乞春), 반춘(半春) 같은 별명이 있습니다. 2월 농촌에서는 농사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지요. 그래서 머슴이 썩은 새끼줄을 가지고 뒷산에 목매달아 죽으러 올라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농사가 시작되면 죽을 만큼 고생을 하게 되지만 막상 죽을 수는 없는 심경을 잘 표현하고 있는 농촌속담입니다.
바닷가에서도 2월은 중요한 달로 영등달이라고도 하는데 바닷일은 무엇보다도 바람에 의해서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어촌에서는 영등달을 중시하지요. 지방에 따라서는 ‘영동달’, ‘남의달’, ‘너무달’, ‘노무달’, ‘상달’처럼 부르기도 합니다. 특히 영등달에는 지키는 것이 많은데 예를 들면 혼인을 치르지 않고 장례식도 다음으로 미룹니다.
부득이 사람이 죽어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을 때는 땅을 파지 않고 주검 위에 흙을 덮은 채 두었다가 나중에 장사지내거나 초분(바로 묻지 않고, 1~3년 이엉으로 관을 덮어두는 무덤)을 해서 주검을 모십니다. 이때는 부정한 것을 가려서 장도 담그지 않는데 20일이 넘으면 이러한 금기에서 풀리지요. 이러한 금기는 행여 영등할머니의 노여움을 살까 두려워서이며 영등할머니가 땅에서 머무는 동안에 일을 벌이면 화를 입는다고 믿었습니다. 이래저래 음력 2월은 머슴도 바쁘고 영등할매도 활개치는 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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