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瓊苑梨花杜鵑啼 아름다운 뜰에 배꽃은 피고 두견새 우는 밤이어라 滿庭蟾影更凄凄 뜰에 가득 쏟아지는 달빛은 처량하기만 하구나 想思欲夢還無寢 그리운 님 꿈에서나 만나볼까 했지만 잠마저 오지 않고 起倚梅窓聽五鷄 매화 핀 창가에 기대서니 새벽닭 우는 소리만 들리누나
이 한시는 황진이,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류시인의 하나인 매창(李梅窓, 조선 선조 때의 여류시인 본명은 李香今. 1573-1610)이 지은 "청계(聽鷄)" 곧 '닭울음 소리를 들으며"라는 시입니다. 달빛이 가득 쏟아지는 봄밤 꿈속에서나마 님을 만나보려 했지만 잠은 안 오고 매화 핀 창가에 기대서니 새벽 닭 소리만 처량합니다. 시인 유희경과의 가슴 시린 사랑이 매창의 시 한편에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매창은 전북 부안의 명기(名妓)로 한시 70여 수와 시조 1수를 남겼으며 시와 가무에도 능했을 뿐 아니라 정절의 여인으로 부안 지방에서 400여 년 동안 사랑을 받아오고 있지요. 매창은 천민 출신으로 뛰어난 시인이었던 유희경과의 가슴 시린 사랑은 물론 유희경의 벗 허균과의 우정으로도 유명합니다. 전북 부안군 부안읍 서외리에 매창 무덤(전라북도 기념물 제65호)와 매창공원이 있지요. 배꽃 피고 두견새 우는 봄, 매창의 한시를 한번 읊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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