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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 3286. 훈민정음 창제에 큰 공을 세운 정의공주

튼씩이 2016. 5. 12. 16:31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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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5. 12.



며칠 뒤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임금이 태어나신 날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훈민정음 창제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특히 훈민정음은 세종임금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창제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집현전 학자들은 부제학 최만리를 비롯해서 대부분 훈민정음 창제를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기득권층인 사대부들은 이미 한문에 통달해 있었기에 굳이 새로운 글자의 필요성이 없었을 뿐더러 중국이 시비를 걸 가능성이 있기에 내놓고 창제할 상황이 아니었지요.

또 우리가 훈민정음 창제에 큰 힘을 보탰다고 알고 있는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 박팽년, 이개 같은 학자들은 나이도 젊었고 당시 막 과거에 급제한 상황이어서 훈민정음 창제에 필요한 문자학, 음성학, 음운학 같은 학문이 깊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다만 그들은 창제 이후에 반포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훈민정음은 세종임금이 홀로 창제 했을까요? 아닙니다. 비밀을 지켜줄만한 왕자와 공주들이 창제 작업에 큰 역할을 한 것이지요.

그 가운데서 정의공주는 《죽산안씨대동보(竹山安氏大同譜)》에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세종이 우리말과 한자가 서로 통하지 못함을 딱하게 여겨 훈민정음을 만들었으나, 변음과 토착(사투리)을 다 끝내지 못하여서 여러 대군에게 풀게 하였으나 모두 풀지 못하였다. 드디어 공주에게 내려 보내자 공주는 곧 풀어 바쳤다. 세종이 크게 칭찬하고 상으로 특별히 노비 수백을 하사하였다.” 그렇게 훈민정음 창제에 큰 공을 세운 정의공주는 도봉산 연봉의 남쪽 작은 봉우리인 시루봉 기슭에 그 무덤이 있습니다. 무덤은 공주의 남편인 양효공 안맹담의 무덤과 함께 쌍분인데 유형문화재 제50호 “양효공 안맹담과 정의공주 묘역”으로 지정되어 있지요.

옛 얼레빗 (2012-05-09)


2303. 놓은 지 700년이 넘은 떡다리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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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날라 떡다리 똑똑 소리나 똑다리 / 흙으로 빚어 탈 나니 / 튼튼한 돌로 만들어라 / 나주와 함평을 꿋꿋이 이어준 다리 / 무심한 세월 속에 잊혀 / 유채꽃 희롱 속에 숨어 잠들어 있네" -양현자 '고막천다리'-

전라남도 함평군 학교면 고막리와 나주시 문평면을 잇는 함평고막천석교(咸平古幕川石橋)를 아십니까? 고막천(古幕川)에 동서로 가로놓인 돌다리 고막천석교는 1273년(고려 원종 14) 무안(務安) 법천사의 고막대사가 도술을 부려 만들었다고 하지요. 마을에서 떡을 만들어 이 돌다리를 건너 나주와 영산포에 떡을 팔았다 하여 일명 “떡다리” 혹은 “똑다리”라고 불립니다.

다리 모양은 좀 투박해 보이지만 멋 부리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줍니다. 자연을 닮은 화강암 돌 4~5개를 포개어 교각을 만들고 네모난 돌을 한두 개 받쳐 굄돌로 삼았지요. 그 위에 다시 시렁돌을 올렸는데 이 돌은 노면보다 양쪽으로 50cm가량 튀어나와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다리의 날개처럼 보입니다. 전체 길이 20m, 너비 3m, 높이 2.1m인 이 다리는 옛날엔 수수, 조를 널어도 한 알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상판에 틈이 없었다고 하는데 700여년이 지난 세월 때문인지 다리 상판 위에 서면 약간 틈새가 느껴집니다.

안타깝게도 다리 원형은 7∼8m 정도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최근 콘크리트로 잇대어 놓았는데 기왕이면 원형처럼 손상된 부분도 처리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나라 돌다리는 주로 무지개형인 홍교와 교각을 세우는 평면교인 널다리 두 가지 형식이 있는데 이 고막천 석교는 널다리이면서도 못을 쓰지 않는 목가구처럼 짜맞춤한 것이 특징이지요. 고려시대 다리로 700년이 넘는 이 고막천석교는 원래 자리에 제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다리로서 보물 제1372호로 지정된 귀중한 문화재입니다. 아쉬운 것은 고막천교를 찾아가는 나선 사람들을 위하여 좀더 알기 쉽게 곳곳에 안내판을 만들어 두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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