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00. 민화에 잉어와 죽순이 등장하는 까닭은?

튼씩이 2016. 6. 1. 08:43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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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6. 1.



호랑이를 우스꽝스럽게 그린, 민중들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된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라고 하는 “민화(民畵)”를 아십니까? 비전문적인 화가나 일반 대중들의 치졸한 작품 등을 일컫는 말로 쓰이지만 직업 화가인 도화서(圖畵署)의 화원(畵員)이나 전문화가가 그린 그림도 있습니다. 민화는 나쁜 귀신을 쫓고 경사스러운 일을 맞기를 바라는 대중의 의식과 삶에 얽힌 그림, 집 안팎을 꾸미기 위한 그림들이 있지요.

그런데 민화 가운데는 글씨를 이용해 그린 ‘문자도(文字圖)“도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중요하게 여겼던 윤리도덕에 관련된 글씨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인데 문자도에 주로 쓰인 글자들은 효(孝), 제(悌), 충(忠), 신(信), 예(禮), 의(義), 염(廉), 치(恥) 이렇게 여덟 글자입니다. 그래서 이 문자도는 주로 사랑방이나 글을 배우는 아이들의 방에 병풍으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여기서 맨 먼저 나오는 “효”는 잉어와 죽순, 부채가 나오는데 이는 한겨울 어머니를 위해 잉어를 잡고 죽순을 구해 잡수시게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합니다. “충”이란 글씨에는 임금을 뜻하는 용을 그리고, “신”이란 글씨에는 편지를 입에 물고 있는 흰기러기가 등장하는데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야할 믿음을 뜻합니다. 청렴과 정직을 뜻하는 “염”자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대나무의 깨끗한 열매만 먹는다는 봉황을 주로 그리지요. 옛 사람들은 민화를 가까이에 두고 사람 사는 세상의 도리를 읽혀 나간 것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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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야기 352 >

일본인의 45%는 지진대비 안한다



“당신은 큰 지진을 대비해서 (건물의 내진설계, 비상식품 준비 등) 얼만큼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야후제팬에서는 5월 18일부터 28일까지 ‘지진대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 57,999명 가운데 4.3%인 2,518명만 충분히 하고 있다고 답 했을 뿐 필요성을 느끼지만 준비는 하고 있지 않다(45%), 다소 준비를 하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47%)를 합하면 무려 92%에 이른다.

지진과 화산이 빈번한 일본에서 뜻밖에 지진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놀랍다. 하긴 건물의 내진 설계야 건축가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 일반 시민이 ‘철저히 내진 설계를 하고 있다’로 답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식료품 준비라는 것도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지진을 위해 구비해 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들기는 한다. 하지만 한국보다 지진이 많은 일본임에 견주어 ‘지진대비’ 자세가 약간 느슨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물론 이 설문을 한국에 적용한다면 거의 ‘무방비’ 상태일 지도 모른다. 과거 큰 지진을 겪지 않은 터라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준비는 거의 제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우리는 지진에 대해 무심하다.

이번 설문에 대해 별도의 의견들을 보면,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직접적인 지진 피해를 입은 마사오 호리(미토적십자병원 병리진단과부장)씨는 “식량과 손전등 같은 것을 준비했지만 거의 사용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무너진 집 더미 속에서 무얼 먹을 힘도 없었다. 그보다는 수돗물이나 화장실 같은 시설 이용이 더 없이 간절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집안에 항상 손이 잡히는 곳에 헬멧과 손전등 같은 것을 준비하고 있으며 재해보험을 들어 두었다.”, “지진 시에 가구 등이 흔들리거나 쓰러져 다치지 않도록 잘 고정 해두었다.” 같은 소소한 답들도 있었다. 지난번 구마모토 지진으로 아직 일상의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하루 속히 피해지의 시민들이 용기를 내어 복구에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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