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4407호) ‘껍데기는 가라’고 외친 신동엽 시인

튼씩이 2020. 8. 18. 07:53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가운데 줄임)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든 쇠붙이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시집 표지, 시인생각

 

이는 1960년대 대표적 민족시인의 한 사람인 신동엽 시인의 대표시 <껍데기는 가라>입니다. 1930년 오늘(8월 18일)은 신동엽 시인이 태어난 날입니다. 이 시에서 ‘껍데기’는 무엇일까요? 거짓된 모든 것, 부패한 것, 억압된 것, 외세와 반민족적인 세력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시에서 시인은 ‘껍데기’를 여섯 번이나 반복하며 강조합니다. 그리고 시인은 '모든 쇠붙이는 가라며, 전쟁을 거부하고 평화를 염원했습니다.

 

신동엽 시인은 1967년 <신구문화사>가 펴낸 《현대문학전집》 제18권으로 기획된 《52인 시집》에 그동안 발표한 시들과 신작시 「껍데기는 가라」 등 7편을 실음으로써 확고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게 됩니다. 그리고 같은 해 “펜클럽 작가기금”을 지원받아 <을유문화사>에서 펴낸 “한국 현대 신작 전집” 5권 《3인 시집》에 4천8백여 행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장편 서사시 <금강>을 발표하며, 그의 문단 내에서의 위치가 일약 떠올랐다는 평가입니다. 신동엽 시인은 단시 60여 편, 장시 「금강」,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 「여자의 삶」 등 3편, 시극 「그 입술에 파인 그늘」 1편, 기타 「시인 정신론」, 「시와 사상성」 등 평론 10여 편을 남기고 1969년 4월 7일 세상을 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