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24. 조선시대 궁중 식생활이 담긴 책은?

튼씩이 2016. 7. 5. 08:01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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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7. 5.



"근일에 와서 소찬(素饌) 하시는 것이 예문(禮文)에 제도가 없을 뿐 아니오라, 또 일기가 춥고 기후가 고르지 못하온데 더구나 옥체에 오랜 병환이 계시고 슬퍼하심이 과도하시온데, 오랫동안 고기반찬을 궐하시오니, 청하옵건대, 고기반찬을 드시옵소서." 이는 《세종실록》 27년(1445) 1월 22일치 기록입니다만 이에 대한 세종의 답은 “어제 승정원에 전지하여 7일이 지나면 고기반찬을 먹겠다. 이것이 나의 뜻이다.”라고 답을 합니다. 그러나 7일이 지나도 다시 고기반찬을 들지 않자 신하들은 거듭 고기반찬 타령을 하지만 세종은 다시 “비록 청하지 않아도 마땅히 먹을 테니 더 번거롭게 청하지 말라”.고 선을 긋습니다.

흔히 궁궐에서는 산해진미과 고기반찬으로 식단을 짤 것 같지만 세종의 수라상(임금이 드시는 진지상)이 푸성귀로 차려졌던 때도 있었군요. 조선왕조 궁중음식은 고려왕조의 전통을 이어 온 조선시대 궁궐에서 차리던 음식으로 전통적인 한국음식을 대표한다고 봐도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궁중에서의 일상식은 아침과 저녁의 수라상과 이른 아침의 초조반상(初祖飯床), 점심의 낮것상으로 보통 네 차례 식사를 합니다.

아침과 저녁의 수라상은 12가지 반찬이 올라가는 12첩 반상차림으로, 원반과 곁반, 전골상의 3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밥은 흰쌀밥과 팥밥 두 가지와 육류, 채소류, 해물류의 다양한 재료로 여러 가지 조리법을 고르게 활용하여 반찬을 마련하고, 김치류와 장류 따위가 상에 오릅니다. 점심상이나 간단한 손님상은 국수 등의 면상으로 차리며 왕과 왕비의 생신, 회갑, 세자책봉 등 왕실의 경사 때와 외국사신을 맞이할 때에는 연회식으로 상을 차립니다. 궁중의 식생활은 《경국대전》, 《조선왕조실록》, 각종 《진연의궤》, 《진작의궤》, 《궁중음식발기》따위에 그릇, 조리기구, 상차림 구성법, 음식이름과 음식의 재료가 자세히 적혀 있어 오늘날에도 궁중의 식단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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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속풀이 270>

과천에서 경기소리 전국경창대회 열리다



지난주에는 경주에서 열린 장월중선 명창대회의 이모 저모를 이야기하였다.

지난해에 견주어, 고법(鼓法)분야가 새로 신설되는 등, 대회의 규모가 커졌으며 이에 따라 참가자 수도 작년 245명으로 늘어났다는 이야기, 이것은 경연대회의 신뢰나 평가가 외부에 긍정적으로 나타난 반응이라는 이야기, 앞으로는 분야를 더욱 확대해서 기악부문이나 무용분야도 포함시켜야 된다는 이야기, 경연자들의 기량수준이 높았으며 특히, 학생부의 판소리분야나 가야금병창 분야가 돋보였다는를 했다.

또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나 매일신문사와 같은 기관의 후원이 인상적이고 전 경주시장을 비롯한 경주시민들로 구성된 행사를 위한 후원회의 도움도 대회의 큰 자랑거리였다는 이야기, 진행요원들의 연락체계나 효율적인 진행, 집계와 성적공개 등, 신속하고 세련미를 보여주었다는 점 등을 칭찬했다,

그러나 종목별 경연장소가 떨어져 있는 탓에 본부의 통제가 다소 어렵고, 야외경연장은 음향이나 주위의 소란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있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덧붙여 먼 곳을 찾아온 출전자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 즉 교통편의나 식사제공, 홈스테이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 본선 경연이 끝나고 시상식에 앞서 가진 추모음악회는 앞으로도 더욱 확대해서 관광객이나 시민들에게 멋진 선물을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 등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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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지난 달 과천에서 열린 전국경기소리 경창대회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하겠다. 지난달 22(일) <한국경기소리보존회>가 주관하는 제10회 과천 전국경기소리 경창대회가 과천시 소재 경기소리전수관과 과천문화원에서 열렸다.

과천대회는 기악이나 춤, 판소리나 병창, 사물이나 농악 등을 종합적으로 함께 겨루는 종합대회가 아니다. 성악의 한 장르인 경기소리만을 4개 부문, 초등부, 중고등부, 일반부, 명창부로 구분하여 예선과 결선으로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 단일 종목임에도 과천 대회에 참가신청을 낸 경연자가 많았으며 경연자들의 기량수준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향상되었다는 점은 이번 대회의 큰 결실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처럼 대회에 참가하려는 지원자들의 숫자가 늘어나거나 실기의 수준이 점점 향상되어 간다는 점은 대회를 신뢰한다는 증표가 될 것이다.

실기능력의 향상은 각 부분에서 동일하게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중고등부 출전자들은 가사의 암기가 매우 철저하여 틀리는 학생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또한 경기좌창의 창법이나 특징적 표현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실제의 기량도 매우 돋보여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에 견주면 명창부는 오히려 분발이 요구된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심사위원들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대회의 신뢰를 높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이번 과천 전국대회의 심사위원들은 최고의 권위자들로 객석 맨 앞자리에 간격을 유지한 채 앉아서 심사에 임했기에 서로 이야기는 불가능했고, 또한 휴대전화도 심사하는 동안 주최측에 맡겨야 했다. 경연자 5명의 실연이 끝나는 대로 채점표를 작성 제출하였으며 운영본부는 이를 즉시 거두어 갔고, 집계가 되는대로 위원장의 확인 아래 게시판에 공개하는 등, 공정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대회의 권위를 높여 주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과정을 참가자들이 지켜보기에 과천경창대회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은 매우 긍정적이다. 대회에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실력 있는 사람에게 상을 준다는 점을 스스로 믿고, 또한 이를 확인한 사람들이 많았으며 국악계의 객관적인 시선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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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최고상은 명창부에 한하여 장관상을 수여하고 있는 바, 10회를 치루는 동안 잡음 없이 모범적으로 대회를 운영해 온 공로를 인정해서라도 내년부터는 상의 훈격을 높여주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천 경창대회는 출전자들이 믿고 참여하고 싶은 대회라고 말 할 정도로 신뢰를 쌓아온 대회임이 분명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그리고 심사위원장의 입장에서 다른 대회와 객관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정성을 다하는 대회, 공정한 대회, 투명한 대회라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공정성을 유지하며 권위 있게 성장해 나가는 대회는 그에 걸맞은 혜택을 주어야 한다. 다만, 후원회의 결성이 없는 점이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소극적인 점은 아쉬운 문제로 남는다.

서울 사당동에서 고개를 넘으면 경기도 과천이다. 이곳은 예로부터 전통문화와 관련이 깊은 도시였다. 1930년대에는 <대동가극단>이란 단체가 과천에 자리잡고 전국을 순회하면서 일제치하에서 신음하던 백성들을 위로해 주었던 것이다. 또한 과천은 서울과 근접해 있는 도시로 생활자립도가 높을 뿐 아니라, 환경 등 살기 좋은 도시인데, 과천 경기소리 대회가 아직도 관(官)에 의지하는 영세한 대회로 남아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역의 문화를 살리려는 기업인이나 애호가들이 중심이 되는 후원회의 결성과 문화와 예술을 애호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도 큰 힘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당일 개회식에는 과천시장이 참석하였고, 시상식에는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이 참여하여 관심을 보이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내년 대회는 올해보다 더욱 활성화시키겠다는 그들의 약속이 어느 정도 지켜지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본선 경연이 끝나고 시상식에 앞서 가진 초대 명창들의 공연은 다소 초라한 수준이었다. 공연비를 마련해서라도 공연규모를 확대해 주었으면 한다. 종일 느린 긴 잡가만을 듣고 있던 청중들에게 보다 다양한 경기의 소리들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또한 과천시민들을 위한 축제의 장을 만들어나간다는 차원에서라도 공연의 규모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과천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는 경기소리 경창대회가 보다 확대되어 대한민국의 명품 경창대회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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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한 범 / 단국대 명예교수, 한국전통음악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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