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25. 숱한 과정을 거쳐 그릇을 빛나게 하는 ‘칠장(漆匠)’

튼씩이 2016. 7. 6. 17:08

날마다 쓰는 한국문화 편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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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7. 6.



"칠장(漆匠)은 7명이니 2명을 더하고, 시통장(矢筒匠)은 1명이니 8명을 더하고, 궁현장(弓絃匠)은 2명이니 2명을 더하고, 아교장(阿膠匠)은 2명이니 2명을 더하고.” 《세종실록》 16년 (1434) 6월 11일 기사에는 공장(工匠)들을 격려하고, 사람 수를 늘려야 한다는 상소가 있었는데 임금은 이를 모두 윤허한다는 명을 내립니다. 그런데 칠장은 7명에서 2명을 늘리지만 화살을 만드는 궁현장과 아교장은 각각 100%나 사람을 늘려달라고 하는군요.

칠장(漆匠)은 옻나무에서 거둔 수액을 용도에 맞게 정제하여 그릇 따위에 칠하는 장인을 말하며, 칠기 그릇을 비롯하여, 칠기장, 칠기함, 칠기 탁자, 칠기궤, 칠기관 따위를 만드느라 궁궐에서의 하루는 무척 바빴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칠공예품 칠은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고 하지요. 또 칠장은 직접 칠을 정제하여 쓰는데 옻액의 불순물을 없애기 위해 생칠을 2∼3 시간 동안 고무레로 섞는 고무레질과 옻칠의 수분 함유율을 줄여 붓자국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교반 작업도 어렵고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칠은 생칠을 바르고 갈고 바르는 과정을 숱하게 한 뒤 다시 초칠, 중칠을 하고 건조시킨 뒤 다시 상칠을 하고 그런 다음에 다시 광내기와 생칠을 반복적으로 해야 겨우 원하는 칠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옻이 사용된 흔적은 기원전 3세기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인 유물이 출토된 것은 기원전 1세기쯤입니다. 낙랑시대에 발전된 칠기는 신라시대에 들어서 더욱 발전하였고, 고려시대에 들어와서는 나전과 결합되어 나전칠기라는 새로운 기법이 등장하였지요.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113호 칠장은 정수화 선생이 정제(精製) 분야에서 보유자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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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야기 356 >

일본은 지금 칠월칠일 칠석잔치가 한창



어린 시절 할머니는 7월 7일을 칠석날이라고 알려주면서 하늘나라에 산다는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음력 7월 7일이었지만 지금 일본에서는 양력으로 칠석잔치를 한다. 칠석을 일본말로는 <다나바타>라고 하는데 백화점이나 상점가는 물론이고 역전이나 동네 골목길까지 형형색색의 ‘칠석 장식’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한다.

칠석잔치의 유래는 《고사기, 712년》에 ‘다나바타(多那婆多)’라는 말로 소개된 것이 처음으로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부터 궁중에서 명절로 지냈으며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8)에 이르러 서민들도 칠석잔치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전역에서 칠석잔치를 벌이지만 단연 으뜸인 곳은 센다이칠석잔치(仙台七夕祭)를 꼽을 수 있는데 공식적인 참여자만 203만 명(2013년 집계)에 이를 정도로 유명하다.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칠석잔치로는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의 쇼난히라츠카 칠석잔치(湘南ひらつか七夕祭)다.

칠석잔치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원종이인데 일본말로 단사쿠라고 하며 보통 5색으로 되어 있고 녹, 홍, 황, 백, 흑색은 음양오행설에 나오는 색이다. 원래는 이 종이에 자신의 소원을 적어 사사라는 대나무 가지에 매달아 놓았지만 오늘날 칠석잔치(다나바타 마츠리)는 지역의 상가 번영회 같은 곳에서 화려한 칠석 장식물을 거리 곳곳에 세워두어 흥을 돋우는 것이 보통이다. 마치 성탄절 때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듯 알록달록한 다나바타 마츠리(칠석잔치) 장식이 성큼 다가온 여름을 실감케 한다. 바로 내일이 7월 7일 칠석잔치 날이다.

* 일본한자는 구자체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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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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