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린아이들이 평상시 입던 한복 가운데 “사규삼(四揆衫)”이 있습니다. 사규삼이란 옷자락이 네폭으로 갈라져 있는 데서 나온 이름이라 생각됩니다. 또 사규삼을 “결과복(缺骻服)”이라고도 하는데, 결과복이란 원래 중국에서는 싸움터에서 입는 옷으로 일종의 융복이라 할 수 있지요. 이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남자아이의 예복 비슷한 구실을 하게 된 것입니다.
▲ 남자아이의 관례 때나 돌 때에 입었던 사규삼(四규衫), 경운박물관
조선 후기의 학자 이재(李縡)가 펴낸 관혼상제의 사례(四禮)에 관한 책 《사례편람 四禮便覽》 관례조(冠禮條)에서는 “남색의 명주 옷감으로 빚는다. 옷깃은 여미게 되어 있고, 소매는 둥글며, 갓을 트고 뒤를 쪼개었다. 비단으로 깃과 소매끝 그리고 옷자락 양 갓과 밑 가장자리를 둘렀다. 선비들이 입는 중치막과 비슷하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규삼은 원래 왕세자의 예복이었지만, 남자아이가 어른이 되는 이 예식인 관례 때도 입었는데 관례 때 이 사규삼을 입고, 행전을 치고, 태극(彩屐, 색칠한 나막신)을 신고 임하였습니다. 또한, 이 사규삼을 남자아이가 돌 때에도 입었으며, 평상복으로 입을 때에는 머리에 복건이나 갓을 썼습니다. 귀여운 우리 아이의 돌 때 사규삼을 입히면 멋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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