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4505호) 신축년 소띠해, 소의 값어치는?

튼씩이 2021. 1. 4. 07:32

2021년 올해는 신축년 소띠해입니다. 그것도 우리 겨레가 좋아하는 빛깔 흰소입니다. 소는 십이지의 두 번째 동물로, 축시(丑時) 곧 새벽 1시에서 3시를 가리킵니다. 소는 느린 걸음과 큰 몸짓을 하고, 힘든 일도 묵묵히 해내는 모습에서 우리는 우직함과 편안함, 근면, 자기희생을 떠올립니다. 또 목동이 소를 타고 가는 그림에서는 세속을 벗어난 여유로움이 느껴지고, 문학작품에서는 소가 고향의 향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의 <목우도>

 

 

 

농경사회에서 소는 식구로 여길 만큼 소중하였지요. 필요한 노동력이자 운송 수단이었고, 목돈을 마련하는 비상 금고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소를 팔아 대학 등록금을 낸다는 말이 있었는데 농촌진흥청이 밝힌 바에 따르면 1978년 한우 1마리 가격은 약 58만 원이었으며, 국립대학교 연간 등록금은 5만 ~ 11만 원 정도로 소 한 마리를 팔면 자녀 한 명의 4년간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요즈음은 한우 산지가격이 약 542만 원이라고 하니 소값으로 약 670만 원 하는 1년 대학 등록금도 감당하기는 어려워졌지요.

 

 

그리고 우리는 한우고기가 수입 쇠고기에 비교해 맛있다고 하는데 실제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쇠고기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방산인 올레인산의 함량을 견준 결과, 한우가 약 49~52% 수준으로 수입산(39∼42%)보다 10% 이상 높았습니다. 또한, 쇠고기 맛에 영향을 주는 전구물질 함량을 견준 결과, 한우고기가 수입 쇠고기보다 단맛(글루코스)과 감칠맛(구아노신일인산염, 이노신일인산염)을 내는 성분이 많았고, 신맛(락테이트)과 쓴맛(하이포크산틴)을 내는 성분은 적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