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36. 경희궁 정전 숭정전, 동국대에 정각원(법당)으로 남아

튼씩이 2016. 7. 22. 11:26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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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9(2016). 7. 21



여러분은 조선 5대궁의 하나인 경희궁에 가보셨나요? 경희궁(慶熙宮)은 광해군 때 창건한 궁궐로 처음에는 경덕궁(慶德宮)이라 불렸지만 영조 때 지금의 이름인 경희궁으로 고쳐 불렀습니다. 그 경희궁의 정전은 숭정전(崇政殿)입니다. 숭정전은 경종, 정조, 헌종의 즉위식이 열렸고 비운의 소현세자가 혼례를 치른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경희궁은 일제가 철저히 파괴했습니다. 궁궐에 동물원을 만든 창경궁은 물론 총독부를 지어 훼손한 경복궁처럼 모든 궁궐이 피해를 봤지만 특히 경희궁은 거의 흔적이 남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정문인 흥화문은 이등박문을 기리는 절 박문사 정문이 되었다가 신라호텔에서 영빈관 정문으로 쓰였습니다. 그 뒤 경희궁 복원 사업 과정에서 경희궁터로 옮겨왔지요.

또 정전 숭정전은 일제가 중학교로 쓰다가 조계사로 넘겨졌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동국대 안에 정각원이란 이름의 법당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신 경희궁 터에 있는 숭정전은 원래의 건물이 아니고 1980년 경희궁 복원 사업 과정에서 새롭게 지은 것이지요. 이렇게 일제는 조선을 망가뜨리고 식민지로 가두기 위해 궁궐의 훼손을 철저히 진행했는데 경희궁은 정말 비운의 궁궐이 된 것입니다.

옛 얼레빗 (2012-07-23)


2346. 옛사람들의 여름나기옷 "등등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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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몸이 역대, 네 임금을 섬겼고, 경서(經書)와 사서(史書)에 대강 통하지만, 고금에 상감마마와 같으신 분은 없었사옵니다.” 정이품의 노환관 김처선은 목숨을 걸고 임금(연산군)에게 아룁니다. 이에 분노가 폭발한 연산군은 활시위를 당겨 김처선의 갈비뼈를 뚫습니다. 하지만, 김처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임금에게 간합니다. “조정 대신들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늙은 내시가 어찌 죽음을 두려워하겠습니까? 다만, 상감마마께서 오래도록 임금 노릇을 할 수 없게 될 것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그러자 연산군은 화살 하나를 더 쏘고 다리를 부러뜨립니다. 그런 다음 김처선에게 일어서서 걸으라고 명합니다. 이에 김처선은 “상감께서는 다리가 부러져도 걸어다닐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고 연산군은 김처선의 혀를 잘라버리게 합니다. 살신성인의 충신에게 연산군은 온갖 못된 짓을 다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연산군의 김처선에 대한 악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연산군은 김처선의 양자 이공신을 죽이고, 그의 집 재산을 몰수하였으며, 칠촌까지 벌을 주고, 그의 부모 무덤을 뭉갠 다음 석물을 없애게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김처선의 이름 곧 처(處)와 선(善) 두 글자를 온 나라에서 쓰지 못하도록 했으며, 그의 집을 철거한 뒤 못을 파고 죄명을 새겨 집가에 묻고 담을 쌓도록 합니다. 지금 관료와 정치인들도 쉽사리 윗사람에게 간하지 않는데 절대군주 시대에 목숨을 걸고 임금에게 올바른 소리를 간한 것은 김처선이 정말 대단한 충성과 용기를 지닌 사람이었음을 증명해줍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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