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돌로 만든 악기, 편경을 아십니까?

튼씩이 2021. 9. 3. 13:00

 

 

편경(編磬)은 고려 예종 11(1116)에 중국에서 편종과 함께 들어와 궁중제례악에서 사용된 악기입니다. 처음에는 편경을 만들 돌이 없어서 중국에서 수입해서 만들거나, 흙을 구워서 만든 와경(瓦磬)을 편경 대신 썼습니다. 그러다 조선 세종 7(1425) 경기도 남양에서 경석(磬石)이 발견되어 세종 9(1427) 12매짜리 편경 한 틀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편경은 습도나 온도의 변화에도 음색과 음정이 변하지 않아 모든 국악기를 조율할 때 표준이 됩니다. 세종실록에 나오는 편경은 12개로 편성되었지만 성종 때 쓰인 편경은 16매짜리였고, 이후로 지금까지 16매를 씁니다. 자 모양으로 만든 16개의 경석을 음높이 순서대로 위·아래 두 단에 8개씩 붉은 노끈으로 매다는데, 경석이 두꺼우면 소리가 높고 얇으면 소리가 낮지요.

 

 

 

 

 

 

편경의 틀을 보면 두 사각 방대 위에 흰기러기 한 쌍을 앉히고, 그 위에 나무틀을 세워 양편에 봉황머리를 조각했습니다. 여기서 암수 사이가 좋은 흰기러기는 절개 있고 청빈한 선비를 상징하지요. 기러기가 하늘을 날 듯이 편경 소리가 멀리서도 잘 들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편경에 기러기를 앉힌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봉황 장식은 봉황이 나타나면 성군이 덕치를 펼쳐 세상이 태평해진다고 믿었던 마음을 표현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