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얼레빗) 3371. 석굴암의 "천불소탑", 없어진 다른 1기는 어디로?

튼씩이 2016. 8. 26. 16:57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다른 얼레빗 모두 보기

단기 4349(2016). 8. 25.



전남 화순의 운주사에는 하룻밤에 만들었다는 1,000개의 불상과 불탑이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석탑 12기와 석불 70기만 남아 있지요. 그런가하면 국립경주박물관에는 남북국시대(통일신라시대) 무렵에 만들었다는 “천불소탑(千佛小塔)”이 있습니다. 이 천불소탑은 일제강점기 때 석굴암에서 출토된 것으로 원래 2기가 있었는데 1기는 일본으로 반출되었고, 나머지 1기만 경주박물관에 남아 있지요.

석굴암 천불소탑은 탑의 몸돌 일부와 지붕돌, 그리고 상륜부 일부만이 남아 있어 원래 모습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남아 있는 탑의 몸돌 부분을 살펴보면 4단으로 나뉘었고 각 단은 2층으로 이루어졌으며 작은 불좌상을 돋을새김(부조)하여 천불(千佛)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있습니다. 탑에 불상을 빼곡히 새긴 천불탑은 불교가 서역에서 동아시아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습니다.

전하는 얘기로는 석굴암 관음보살상 앞에 대리석으로 만든 아름다운 오층석탑이 있었는데 1909년 조선의 2대 통감인 소네 아라스케가 석굴암에 들린 이후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소네 아라스케의 약탈로 보고 있습니다. 고려 불화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를 포함하여 불화의 90%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과 함께 조선에서 약탈해간 문화재 1,100여점이 도쿄 국립박물관에 “오구라 컬렉션(小倉 Collection)”이란 이름으로 버젓이 전시되는 등 일제의 조선문화재 약탈은 그 끝을 알 수 없습니다.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시대는 그동안 식민사학자들이 싸왔던 시대 구분으로 북쪽에 우리 겨레의 나라 발해가 엄연히 있었는데도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것이란 반성 아래 진보 사학계가 남북국시대라 부르고 있습니다.

옛 얼레빗 (2012-08-27)



2367. 자연 속에서 인문학과 예술을 꽃 피웠던 정자

.


우리나라는 마을마다 정자가 있습니다. 가히 정자의 나라라 할 만하지요. 그 정자란 무엇하는 곳일까요? 정(亭)은 머물러 모이는 곳입니다. 곧 사람들이 여행하거나 이동하는 가운데 쉬기 위해 모이는 곳을 말하지요. 이곳에서는 피곤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재충전하여 다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정자에서는 선비들의 시 짓기와 거문고 연주가 어울려 인문학과 예술이 꽃핀 곳이기도 하지요.

궁궐에도 정자는 있습니다. 창덕궁 후원에 가면 부용지라는 연못에 아(亞)자 모양의 부용정(芙蓉亭)이 있으며, 애련지라는 연못에는 애련정(愛蓮亭)이 있지요. 또 반도지에는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과 존덕정, 승재정이 있고, 옥류천에는 소박한 초가지붕의 청의정, 태극정, 소요정, 농산정도 있지요.

지방에 있는 정자로 알려진 것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의 피난길에 불탔던 파주의 화석정, 신라 헌안왕(857∼860) 때 최치원(崔致遠)이 지었다는 정읍의 피향정(披香亭, 보물 제289호), 정송강유적으로 불리는 담양 식영정(息影亭)과 송강정(松江亭), 영남 최고의 정자라는 봉화의 청암정(靑巖亭) 을 비롯하여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으며, 마을마다 정자가 하나쯤 있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 곧 가을! 집 가까이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 속의 정자에서 옛 사람들의 풍류를 되짚어 보면 어떨까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www.koya-culture.com
사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