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머리는 용, 몸통은 물고기 모양 청자 주전자

튼씩이 2021. 10. 6. 12:59

머리는 용, 몸통은 물고기 모양 청자 주전자

 

 

송나라 학자 태평노인太平老人은 고려청자에 반한 나머지 수중금袖中錦이라는 글에서 고려비색 천하제일高麗翡色 天下第一이라 적었다고 하지요. 그 비색 청자를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지난 2013년 열렸는데, 당시 전시된 작품 가운데 국보 제61청자 어룡 모양 주전자靑磁飛龍形注子는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지요.

 

높이 24.4cm, 몸통지름 13.5cm인 이 주전자는 물고기 꼬리 모양을 한 뚜껑에 술을 붓고 용 주둥이로 술을 따르는 모양새입니다. 살아 있는 듯 섬세하게 만들어진 용의 머리에, 날아오를 듯한 물고기의 몸을 갖추고 있습니다. 용머리에 물고기 몸통을 한 상상의 동물을 어룡魚龍이라 부르는데, 힘차게 펼친 지느러미와 치켜세운 꼬리가 마치 물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용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하여 비룡飛龍이라고도 합니다.

 

 

 

 

 

그밖에 특이한 모양의 청자 주전자로는 죽순 모양의 몸체에 대나무 가지를 본뜬 손잡이와 귀때부리(주둥이)을 붙이고, 뚜껑은 죽순의 끝을 잘라 올려놓은 형태의 죽순 모양 주전자가 있습니다. 또 많은 자손을 뜻하는 석류 4개를 붙인 석류 모양 주전자, 머리에 모자를 쓰고 도포을 입은 사람이 복숭아를 얹은 그릇을 들고 있는 모습을 한 인물 모양 주전자 같은 것도 있지요. 이렇게 고려 사람들은 주전자까지도 천하제일인 비색 청자로 빚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양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수중금    소매 속에 간직할 귀한 것이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