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복스러운 얼굴의 청자 여자아이 모양 연적

튼씩이 2021. 10. 7. 12:59

복스러운 얼굴의 청자 여자아이 모양 연적

 

 

예선 선비들이 아끼며 썼던 문방구로는 붓, 벼루, 먹 외에도 연적硯滴, 필가筆架(붓걸이), 필세筆洗(붓을 빨 때 쓰는 그릇) 등이 있지만 남아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연적은 벼루에 먹을 갈 때 쓸 물을 담아두는 그릇입니다. 연적은 물이 들어가는 부위와 물이 나오는 구멍이 따로 있으며 여러 가지 모양새가 있는데, 고려 때는 주로 청자로 만들었지만 조선시대에 오면 백자로 만들었지요.

 

 

 

 

 

12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청자 여자아이 모양 연적은 한쪽 무릎을 세우고 두 손에 정병을 든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이 작품은 안정된 삼각형 구도 속에 적당한 생략을 통해 어린아이의 넘치는 생동감을 잘 표현하고 있지요. 복스러운 둥근 얼굴에 적당히 살이 올라 부드럽다고 느껴지는 곡선은 아름답습니다.

 

 

 

 

 

 

얼굴의 눈, 코 입 등은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눈동자에는 흑갈색 물감으로 점을 찍어 생동감을 불어넣었지요. 입고 있는 옷에는 당초무늬와 꽃무늬, 구름무늬가 세밀하게 오목새김(음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연적은 아쉽게도 일본 오사카시립 동양도자미술관에 있습니다. ‘청자 여자아이 모양 연적이 귀향하여 우리가 늘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