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이야기/아름다운 우리문화 산책(김영조)

술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누룩고리

튼씩이 2021. 11. 9. 12:51

술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누룩고리

 

 

누룩은 술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로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누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일본의 고사기(古事記)에는 오진 천황(應神天皇, 재위 270~312) 때 백제에서 인번仁番 수수보리須須保利라는 사람이 와서 누룩으로 술 빚는 법을 알려주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누룩을 사고팔기도 했는데 중종실록36(1541) 1113일 자에 누룩 매매 금지기록이 보입니다.

 

 

금주령(禁酒令)이 엄밀한 듯하지만 여염에서는 여전히 술을 빚고 있으니 온갖 계책을 생각해 보아도 금지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도성의 각 시장에는 누룩을 파는 데가 7~8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것이 7~8백 문()이 되며 그것으로 술을 빚는 쌀은 천여 석에 이를 것이니, 그 낭비가 참으로 염려됩니다. (……) 평시서(平市署)에 명하여 명년 가을까지만 누룩의 매매를 일체 엄금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술의 주원료인 누룩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룩고리가 필요합니다. 누룩고리는 밀을 굵게 갈아 반죽해서 덩이를 굳히는 데 쓰는 틀로 누룩틀이라고도 합니다. 백성의 집에서는 짚이나 나무로 된 것을 주로 썼으며, 궁궐··부잣집의 누룩고리는 고급나무 또는 대리석을 갈아 만들거나 석물과 쇠를 녹여 만든 주물 형태의 것도 있습니다. 누룩고리는 둥근 모양, 타원 모양, 네모 모양 따위가 있는데 나무로 만든 것을 쓰지 않을 때 새끼를 꿰어 벽에 걸어두었지요. 이제는 누룩고리도 민속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귀중한 공예품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