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누룩고리
누룩은 술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로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누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일본의 『고사기(古事記)』에는 오진 천황(應神天皇, 재위 270~312) 때 백제에서 인번仁番 수수보리須須保利라는 사람이 와서 누룩으로 술 빚는 법을 알려주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누룩을 사고팔기도 했는데 『중종실록』 36년(1541년) 11월 13일 자에 ‘누룩 매매 금지’ 기록이 보입니다.
“금주령(禁酒令)이 엄밀한 듯하지만 여염에서는 여전히 술을 빚고 있으니 온갖 계책을 생각해 보아도 금지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도성의 각 시장에는 누룩을 파는 데가 7~8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것이 7~8백 문(門)이 되며 그것으로 술을 빚는 쌀은 천여 석에 이를 것이니, 그 낭비가 참으로 염려됩니다. (……) 평시서(平市署)에 명하여 명년 가을까지만 누룩의 매매를 일체 엄금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술의 주원료인 누룩을 만들기 위해서는 ‘누룩고리’가 필요합니다. 누룩고리는 밀을 굵게 갈아 반죽해서 덩이를 굳히는 데 쓰는 틀로 ‘누룩틀’이라고도 합니다. 백성의 집에서는 짚이나 나무로 된 것을 주로 썼으며, 궁궐·절·부잣집의 누룩고리는 고급나무 또는 대리석을 갈아 만들거나 석물과 쇠를 녹여 만든 주물 형태의 것도 있습니다. 누룩고리는 둥근 모양, 타원 모양, 네모 모양 따위가 있는데 나무로 만든 것을 쓰지 않을 때 새끼를 꿰어 벽에 걸어두었지요. 이제는 누룩고리도 민속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귀중한 공예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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