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사람들의 강인함과 슬기로움을 보여주는 쌍따비
지난 2010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쌍따비를 광주 신창동 유적에서 확인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이 따비는 대전 출토품으로 전하는 국보 유물인 농경문 청동기에 보이는 쌍따비와 같고, 근현대에 사용하던 따비와도 상당히 유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따비’는 삽고 같은 원리로 땅을 일구는 농기구의 하나입니다. 다만 삽과 다른 점은 날이 넓적한 삽처럼 흙을 베면서 파거나, 파낸 흙을 다른 곳으로 퍼 옮길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따비는 날이 하나인 ‘외따비’와 날이 둘인 ‘쌍따비’가 있습니다. 쌍따비는 크기가 보통 사람의 키보다 약간 길며, 무게도 외따비의 두 배 정도가 됩니다. 따라서 어지간한 사람들은 이 쌍따비를 다루기가 벅찰 수도 있지요. 하지만 제주도처럼 돌이 많은 지형에서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쌍따비는 제주도 가운데서도 가축을 많이 기르던 구좌읍과 성산읍에서 많이 써왔다고 합니다.
요 때비야 저 때비야
가시낭긔 쌍때비야
ᄒᆞᆫ번 질르난
자단 애기 일어나듯
우긋우긋 일어난다.
(요 따비야 저 따비야
가시나무 쌍따비야
한 번을 땅에 찌르니
잠자던 아기가 일어나듯
부스스 부스스 일어나는구나)
제주도에서 따비질을 할 때 부르던 민요입니다. 제주도 사람들은 돌이 많은 척박한 땅에서도 쌍따비 따위 농기구를 써서 강인하고 슬기롭게 살아왔습니다. 말馬을 방목하는 한라산의 목장지대에서 지금도 쌍따비질 노래가 들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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